[데스크 칼럼]정책은 지지율로 하는 게 아니다
기사입력 2017-09-07 11:19 작게 크게

정권의 색깔을 가장 잘 드러낼 수 있는 분야가 노동과 복지다.

이 정권에서도 도드라진다.

노동쪽은 임금 인상, 정규직 전환, 통상임금 선고, 근로시간 단축 등으로 쉼없이 나타난다. 더 많이 쉬고, 더 많이 받게한다는 심플한 원칙이 기반이다. 10월2일 임시공휴일 지정도 같은 맥락일 것이다.

복지는 분배다. 법인세 인상 추진과 통신료 인하 등 각종 수수료 인하가 그 사례다. 통상임금 소송에서 종업원의 손을 들어준 것도 복지의 한 부분으로 볼 수 있다. 복지의 결정판은 정부예산이다. ‘12.9% 증액 vs 20% 삭감’. 앞은 내년도 복지예산이고, 뒷 부분은 SOC 예산이다.

내년도 정부예산에서 복지예산은 올해보다 12.9%(16조7000억원) 늘어난 146조2000억원이다. 2009년 복지예산(75조원)과 비교하면 9년 만에 2배 가까이 늘었다.

한번 늘어난 복지예산은 줄이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반면 내년도 SOC 예산은 20%(4조4000억원) 삭감된 17조7000억원이다. 역대 최다 감소폭이다.

예산을 오래 다룬 전직 기획재정부 간부는 “후배 (공무원)들이 이런 예산은 처음 만들어봤을 것”이라며 “아마 맘 고생이 컸을 듯 하다”고 말했다.

새 정부 정책의 방점은 분배다. 이를 위해 문재인정부는 임기 내내 나랏돈을 많이 쓸 태세다.

가계로 비유하자면 자녀들에게 용돈을 파격적으로 늘려주는 방법은 세가지 정도일 것이다. 부모가 훨씬 더 벌거나, 다른 씀씀이를 줄이거나, 아니면 대출이다.

나라도 다르지 않다. 성장률이 획기적으로 높아져 나라곳간이 더 채워지거나, 정부지출을 줄이거나, 국채 발행이다. 물론 증세라는 달콤한 정책도 있다. 그런데 눈에 뻔히 보인다. 저성장 체제가 굳어진지 오래다. 정부지출 구조조정에는 한계가 있고, 국채 발행은 나라빚을 후손들에게 전가하는 꼴이다. 만만(?)한게 세금이라 법인세 인상을 만지작거린다.

일자리 늘린다며 공약대로 공무원을 더 많이 뽑는다면 실제 일자리가 늘고 사회는 안정될 수 있겠지만, 재정은 부실해지고 성장동력은 생길 수 없다.

이런 와중에 힘들어하는 곳은 다름아닌 기업이다. 대ㆍ중ㆍ소 가릴 것 없이 기업들이 힘들어 한다.

한국 기업의 성장판이던 중국은 위기의 땅으로 변했다. 납품업체에 대금을 못 줘 중국 현지 공장이 멈춰설 정도로 심각한 수준이다.

기업들은 국내에서 마저 벼랑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생산비용은 천문학적으로 늘어나고, 일할 시간은 더욱 적어진다. 공무원과 대기업 직원은 콧노래지만 중소기업과 영세업체, 소상공인은 시름이 깊다.

한국은 제조강국이다. 외환위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건 바로 제조업이 기반됐기 때문이다. 역으로 그리스가 아직도 재정위기를 이겨내지 못하는 것은 받쳐줄 제조업과 첨단기업이 없기 때문이다.

그런 한국의 제조업이 흔들리고 있다.

70~80%에 이르는 대통령 지지율은 정책의 추진 동력이다. 정치는 지지율이지만 정책은 그렇게 해서는 문제가 생긴다.

마침 장관들이 재계 단체 및 주요 업종의 최고경영자(CEO)와 만남을 시작했다.

기업들이 왜 힘들어하는지 진지한 경청이 절실한 시점이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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