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美 내부의 ‘한미FTA 폐기’ 반대론은 사필귀정
기사입력 2017-09-08 11:30 작게 크게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미FTA 폐기 논의 지시’이후 오히려 미국 내에서 이를 반대하는 언론보도와 전문가 견해가 쏟아지고 있다. 심지어 미 의회에서는 한미 FTA 폐기 절차 진행을 위한 트럼프 정부의 행정비용은 물론 폐기에 따른 후속 조치 비용 등에 관한 예산 집행을 금지하는 법안 발의 움직임까지 나왔다. 급기야 백악관은 폴 라이언 공화당 하원의장을 비롯한 의회 핵심인사들에게 당분간 한미 FTA 폐기와 관련한 논의를 의제에서 제외하겠다는 입장을 보고한 것으로 전해진다. 로버트 라이트하이저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도 “우리는 한미 FTA의 개정을 바란다”며 트럼프의 폐기 언급과는 명백히 결을 달리한 반응을 공식화했다.

미 언론의 반응은 한미 FTA에 관한 한 완벽한 트럼프 반대 일색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양국에 모두 이득인 한미 FTA를 폐기할 경우 트럼프 행정부의 정치적 피해가 더 클 것”이라고 지적했다. 유력 주간 경제지 포브스(Forbes)도 “트럼프 행정부의 한미 FTA 폐기 검토는 심술 말고는 설명이 불가능하다”며 “대외정책이나 경제적 관점 어느 면으로나 이치에 맞지 않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를 근거할 실증적 분석은 계속 나오고 있다. 산업연구원은 한미 FTA가 폐기될 경우 섬유제품은 2.7%의 관세율이 8.9%로, 생활용품은 0.3%에서 3.0%로 각각 상승할 것으로 분석한다. 관세장벽이 1.4%에서 3.6%로 높아지는 정밀화학제품도 가격이 오를 수밖에 없다. 관세가 높아지면 미국 기업의 원가 경쟁력도 그만큼 낮아진다. 제품 가격만 올라가 결국 더 큰 손해는 미국 소비자들과 미국 기업들이 본다.

게다가 한해 60억달러 이상의 농축산물 시장과 100억달러 넘게 흑자를 보는 서비스 시장도 놓칠 수 있다. 무역적자를 줄이지도, 일자리를 만들지도 못한 채 손해만 볼 수 있다는 우려가 미국 내에서 나오는 건 이런 까닭이다.

해프닝은 불과 5일만에 끝났다. 사필귀정이다. ‘충동’에 의한 ‘무례’와 ‘협박’으로 국가간 맺은 협정을 손질할 수는 없는 일이다. 백인 노동자들만을 위한 트럼프의 보호무역주의가 떨어진 지지율을 올려줄 것 같지도 않다. 하지만 그건 전초전일 뿐이다. 오히려 협상 장기전의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 미국 정부는 한미 FTA 폐기 카드를 아예 완전히 포기하지는 않을 게 분명하다. 어차피 폐기 엄포는 만족할만한 양보를 얻기위한 압박용 카드다. 언제든 다시 꺼낼 것이란 얘기다. 우리 정부의 냉정하고 이성적인 대응이 더욱 중요해지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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