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손경환] 소득주도 성장의 밑거름 될 주거복지
기사입력 2017-09-11 11:41 작게 크게

경제의 효율성은 경제주체인 가계, 기업, 정부의 역할과 기능의 합리적인 순환에 달려있다. 경제구조의 선순환 체계는 기업의 투자와 일자리 제공, 가계의 소득과 소비를 통한 기업생산활동 촉진과 동력부여를 토대로 한다. 시장원리에 의한 자원배분 과정이 항상 옳은 것이 아니기에 정부의 적절한 개입이 필요하다.

최근 상당수 경제전문가들은 저금리 정책의 효과를 재검토할 상황이라는 입장을 취하고 있다. 경기활성화를 위해 역대 초저금리로 시중에는 많은 돈이 풀렸으나, 정작 경제주체들은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돈을 움켜쥐고 투자와 소비활동을 줄이고 있다. 그 결과, 성장률은 뚜렷한 반응국면을 보이지 못하고 있으며, 소득불평등 또한 가속화돼 인구절벽, 소득하락에 대한 불안감으로 삶의 질을 이야기하기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다. 우리경제의 동맥경화 현상이 심해지면서 선순환이 아닌 불완전 순환체계 현상이 고착화되는 경향을 보인다. 따라서 우리경제의 동맥경화 해소와 고용없는 저성장 극복을 위한 정책적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다.

기업들은 경기불안으로 이익을 낼지 확신이 없기 때문에 투자를 꺼리고, 가계는 미래에 대한 불안으로 소비를 줄이고 있어 경제의 체력이 약화된 상황이다. 정부와 공공부문이 앞장서서 경제적 동맥경화 현상을 풀어주기 위한 노력이 따라야 한다.

경제의 동맥경화를 풀기 위해서는 정부의 재정지출확대를 공공부문 투자확대로 연계하고 그에 따른 가계의 주거를 비롯한 공공서비스 비용 감소가 가처분소득과 소비지출의 확대를 촉진해 기업투자로 연결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어 나가야할 것이다.

얼마 전 발표한 내년도 정부예산안 운용방향은 이런점에서 시의적절하다고 볼 수 있다. 즉, 공공부문을 중심으로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하고, 저소득·취약계층의 소득증대에 집중 투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강화하여 가계소비를 늘려 성장을 이끌겠다는 것이 정부의 정책방향이다.

특히, 정부와 공공부문 투자 확대의 일환으로 국토교통부는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공공임대주택 13만호 및 공공지원주택 4만호 등 공적임대주택 17만호 공급을 위해 13조원의 예산을 배정했다.

우리 국민의 절반은 남의 집에 세 들어 살고, 그 중 87%는 다주택자들이 빌려준 집에서 살고 있다. 국민의 주거비 부담수준은 가처분소득의 16%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8개국 평균치(21%)보다 낮다고 하지만, 대다수 서민들은 내집마련을 위한 저축과 대출 원리금 상환에 시달리면서 소비절벽을 체감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 공급비율을 유럽 선진국과 같은 수준이 되도록 정부 및 공공부문 투자가 선행된다면 주거비 부담의 경감에 따른 국민들의 가처분소득증대로 일자리, 소득, 소비, 투자의 선순환체계는 상당부분 회복될 수 있을 것이다.

소득계층별 소비성향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소득 1~4분위인 저소득계층의 소득대비 소비지출 비중은 90~110%로 나타난다.

반면 소득 9~10분위인 고소득층의 소비지출 비중은 70%에 미치지 못한다. 저소득층인 무주택 서민에 대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의 확대는 경제활동에서 소비지출을 증가시키고, 기업의 투자를 촉진하여 경제구조의 선순환을 회복하는데 기여할 수 있다.

또한 저소득층 소비지출은 상당부분 생활필수품에서 나타나며, 이들 제품은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에서 생산하는 비중이 높다는 점에서 경제체질의 개선에도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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