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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월은 대장암의 달 ②] 건강식품 대명사 ‘콩’, 대장암 예방하는 효과 있다
라이프| 2017-09-13 10:14
-‘살충제 계란 파문’ 이후 단백질 공급원으로 각광
- 서울대ㆍ가천대 연구팀, 韓-베트남인 비교 연구
- 혈중 이소플라본 농도 높으면 대장암 위험 50%↓
-“콩 함유 음식 섭취 시 대장암 예방에 효과 입증”

[헤럴드경제=신상윤 기자]지난달 불거진 ‘살충제 계란 파문’으로 계란을 찾는 사람이 줄어들고 있다. 계란에 풍부한 영양소인 단백질을 대신 공급해 즐 수 있는 식품으로 콩<사진>이나 콩으로 만든 두부를 찾는 사람이 최근 늘어나고 있다. 이렇게 수요가 증가한 콩이 대장암을 획기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유근영 서울대 의대 예방의학교실 교수ㆍ고광필 가천대 의대 예방의학과 교수 연구팀은 혈중 이소플라본 농도와 대장암 발병률을 분석한 결과 이소플라본이 대장암을 억제하는데 효과가 있다는 사실을 확인, 최근 공개했다. 


이소플라본은 콩에 함유된 식물성 에스트로겐 성분이으로, 거의 대부분 콩 섭취로 생성된다. 에스트로겐은 대표적 여성호르몬으로, 지능ㆍ뼈 발달, 혈액 순환 등에 영향을 미치는 성분으로 알려져 있다. 아시아 여성에서 대장암이 적은 이유 중 하나로 콩 섭취가 많기 때문일 것이라는 가설이 이번 연구를 통해 확인된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이번 연구는 1992년부터 2004년까지 모집된 한국인(대장암 환자 102명ㆍ정상인 408명)과 2003년에서 2007년까지 모집된 베트남인(환자 222명ㆍ정상인 206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연구팀은 이들의 혈액에서 이소플라본 농도를 분석했다.

이소플라본의 혈중 농도가 높은 한국인 그룹(상위 25%)은 낮은 그룹(하위 25%)에 비해 대장암 위험률이 50% 감소했다. 이 같은 이소플라본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베트남인 그룹에서도 동일하게 관찰됐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소플라본이 암세포 증식ㆍ혈관 신생ㆍ지방산 합성을 억제하고, 대변 배출을 촉진하는 역할을 해 대장암 예방 효과를 거둘 수 있는 것으로 연구팀은 분석했다. 유 교수는 “콩 성분인 이소플라본의 대장암 예방 효과는 성별ㆍ암 발생 부위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확인됐으다”며 “‘건강식품’으로 통용되는 콩 섭취와 대장암 예방효과는 아시아인에게 공통으로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해당 연구팀은 콩을 많이 섭취하면 위암도 예방한다는 연구 결과를 이미 2010년과 2013년 발표했다. 고 교수는 “서양에서는 콩 섭취가 암 예방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 결과가 일관되지 못했다”며 “콩 섭취량이 많은 아시아인에게는 암 예방에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했다. 이어 “콩 섭취가 위암뿐 아니라 대장암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며 “다만 조리 방식에 따라 염분을 많이 함유한 식품은 오히려 발암 효과를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영양역학 분야 전문 국제 학술지 ‘임상영양(Clinical Nutrition)’ 최근 호에 실렸다.

k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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