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
타우러스 적 심장 뚫는다…실사격 첫 성공
뉴스종합| 2017-09-13 12:01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 북한의 6차 핵실험과 잇단 미사일 도발로 한반도 긴장이 고조되는 가운데, 우리 공군이 ‘벙커버스터’라 불리는 타우러스(TAURUSㆍ정식 명칭 KEPD) 미사일의 첫 실사격 훈련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벙커버스터(Bunker buster)는 적의 지하 핵심시설을 한 방에 관통하는 무기로, 유사시 북한 김정은의 지하 집무실을 정밀 타격한다.

공군과 방위사업청은 지난 12일 서해 안면도와 군산 앞바다 부근에서 스텔스 기능을 갖춘 장거리 공대지 유도미사일 타우러스의 최초 실사격 훈련에 성공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는 지난 3일 북한 핵실험에 대한 우리 군의 단독 응징 조치로 추진됐다. 

[사진제공=공군]

이날 서해 상공 F-15K 전투기에서 발사된 타우러스 미사일은 약 400㎞를 자체항법으로 비행한 후 목표지점인 직도사격장의 표적을 정확하게 요격했다. 적의 지휘부와 지하벙커, 북한 전역의 핵심시설을 타격해야하는 상황에서, 미리 설치된 장애물을 피해 저고도로 고속 순항비행한 후 목표물을 맞추는 타우러스만의 강점을 선보였다. 


이번 실사격은 F-15K 전투기와 타우러스 미사일 사이 체계통합 점검의 일환으로 전투기와 미사일의 안전 분리를 확인하고 미사일 성능시험이 주 목적이었다. 안전을 고려해 미사일은 비활성탄(INERT)을 사용했다.

최대 사거리 500㎞로, 스텔스 기술이 적용된 타우러스는 북한 레이더망에 탐지되지 않고 군용 GPS가 장착돼 전파교란 상황에서도 목표물 반경 3m 이내 타격이 가능하다. 또 지하 시설물을 목표로 철근 콘크리트 3m를 관통할 수 있는 파괴력을 지니고 있어 우리 군의 3축 체계 중 첫 단계를 담당하는 ‘킬 체인(Kill Chain)‘의 핵심전력으로 꼽힌다. 지난해부터 독일에서 도입되기 시작해 올해 말까지 170발, 향후 90발이 더 도입될 예정으로, 미사일 1발당 가격이 20억원에 달한다.

3축 체계는 지난해 9월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추진됐는데 무력 충돌 발생을 3단계의 시간 순으로 나눠 대비한다는 전략이다. 1단계인 킬 체인은 북한의 도발 징후가 보일 경우, 미사일 발사 전 지상 탄도미사일을 제거하는 역할을 담당한다. 

이날 실사격 비행을 실시한 공군 제52시험평가전대 이현우 중령은 “실사격 성공을 통해 타우러스의 성능을 확인했다”며 “우리 공군은 적이 도발하면 뛰어난 정밀타격능력으로 즉각 응징할 것”이라고 말했다.

공군과 방사청은 오는 2018년 말까지 도입 물량 전부를 인수해 타우러스 미사일을 전력화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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