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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찍어주면 돈 준다”… 재건축 이사비 합법? 불법?
기사입력 2017-09-13 11:18 작게 크게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 과열
현금제공 관련 논란 이어져
“수주시장 혼탁화” 우려도신안산선


건설사들의 아파트 재건축 시공권 수주전이 과열 양상으로 치달으면서 ‘현금 제공’ 공약까지 줄 잇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시공사 선정 관련 금품 수수를 금지한 법의 취지와 어긋나는데다, 비용이 결국 분양가에 전가되거나 아파트 품질 저하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13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현대건설은 시공사 선정 입찰을 진행 중인 서울 반포주공1단지 재건축 조합에 제출한 입찰 제안서에 “시공사로 선정되면 조합원 1인당 ‘이사비’ 7000만원(세후 5460만원)을 주겠다”고 공약했다. 관리처분인가 후 5000만원을 주고, 입주 전 2000만원을 추가로 주겠다는 것이다.

당초 이 금액은 일반적인 재건축 사업에서 조합원들에게 제공하는 ‘이주비’ 무상 대출과 별개의 혜택으로 잘못 알려진 바 있다. 그러나 조합과 건설사에 확인한 결과 이주비 무상 대출과 이사비 7000만원 중 하나를 선택하는 형식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이주비 5억원을 4~5년 정도 대출받을 경우 발생하는 이자비용이 7000만원에서 세금을 뺀 금액과 상응한다”며 “이주비 대출을 받지 않으려는 조합원들에게도 제공하겠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앞서 롯데건설은 지난달 부산 진구 시민공원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에 이사비로 3000만원 무상 지원을 약속했다. 업계에서는 롯데건설이 오는 22일 입찰 접수를 마감하는 서울 미성ㆍ크로바 재건축 사업에도 거액의 이사비 제공 공약을 내걸 것이라는 얘기가 돌고 있다.

통상 재건축ㆍ재개발 사업에서는 시공사가 ‘이주비’ 대출 지원 명목으로 이자를 대주는 경우는 흔하다. 그러나 이주비를 대출받지 않는 조합원들에게까지 ‘이사비’라는 명목으로 수천만원의 현금을 쥐어주는 것은 이례적이다.

일각에서는 이러한 현금 제공이 불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11조에는 ‘시공사 선정과 관련해 재산상 이익을 제공하거나 약속해서는 안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불법성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국토부 관계자는 “특정 건설사를 찍어준 조합원에게만 금품을 준다면 매표 행위로 볼 수 있어서 불법이지만, 모든 조합원에게 금품을 주겠다고 하는 것은 공사비를 낮춰주겠다는 식의 일반적인 제안 내용과 같은 것이기 때문에 문제가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현금 제공이 수주 시장을 혼탁하게 만든다고 지적한다.

한 업계 관계자는 “특정 조합원에게만 몰래 주는 것은 불법이고 모든 조합원에게 공개적으로 주는 것이 합법으로 용인된다면, 수주전은 그냥 ‘돈 싸움’이 될 수밖에 없다”며 “품질이나 기술력 경쟁은 뒷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무리한 현금 제공이 늘어날 경우 결국 조합원이나 일반 수요자가 자금 부담을 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다른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이익을 남기기 위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하거나 실제 공사에 들어가는 비용을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김성훈 기자/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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