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잇단 핵ㆍ미사일 도발에 북ㆍ중관계 악화일로…中, 北核 첫 ‘규탄’
뉴스종합| 2017-09-14 08:38
기존 ‘강력히 반대한다’→‘규탄’으로 대북 용어 강도 높여 냉랭해진 혈맹관계 확인
원유금수, 김정은 제재는 막아…여전히 줄타는 中


[헤럴드경제=이정주 기자]북한의 잇단 핵ㆍ미사일 도발로 북ㆍ중 관계가 경색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이 지난 3일 북한의 6차 핵실험 이후부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규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한 것으로 13일(현지시간) 전해졌다.

중국은 그동안 북한의 지속적인 탄도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에 대응해 열린 안보리 회의에서 주로 ‘강력히 반대한다’라는 표현을 사용해왔다.

그러나 지난 4일 열린 안보리 긴급회의에서 류제이(劉結一) 유엔주재 중국 대사는 북한에 대해 ‘규탄’이라는 용어를 썼다.

중국이 안보리 공식회의에서 북한에 대해 규탄이라는 표현을 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류 대사는 안보리가 새 대북제재 결의 2375호를 채택한 11일 회의에서도 발언을 통해 “북한은 국제사회의 총체적인 반대에도 또다시 핵실험을 했다”면서 “중국 정부는 그 같은 행위를 확고히 반대하고 강력히 규탄한다”고 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북한 핵 위협에 대한 중국의 한층 엄중해진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그동안의 중국 대응과 비교할 때 상당히 달라진 부분이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집권 이후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거리두기를 하는데 불만을 품어왔고, 중국 역시 북한이 만류에도 불구하고 잇단 핵ㆍ미사일 도발로 동북아 안정을 해치는 걸 경계해왔다. 특히 지난해 북한의 5차 핵실험 이후 올해 연이은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발사 도발과 6차 핵실험 이후 북중관계는 악화일로였다. 올해 들어선 북중 간 교류가 거의 없어 혈맹이라는 북중관계가 무색할 정도였다.

특히 원유제품에 대한 첫 제재가 포함된 지난 11일의 유엔 안보리 새 결의안에 대해 북한은 ‘혈맹’인 중국의 거부권 행사를 기대했지만, 중국은 오히려 규탄이라는 용어를 처음 사용하며 국제사회의 제재 움직임에 동참하면서 가뜩이나 얼어붙은 북ㆍ중 관계가 더 경색될 것이란 관측이 제기됐다.

그러나 일각에선 중국이 미국과 북한 사이에서 여전히 줄타기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안보리 제재결의에서 중국이 처음으로 대북 유류 제한에 동의했지만, 가장 강력한 제재로 꼽혔던 북한에 대한 전면적 원유 수출금지에는 반대했기 때문이다.

[사진=연합뉴스]

결의 초안에 있었던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에 대한 제재도 빠졌다.

안보리 결의 2375호는 대북 원유 수출을 기존의 연간 400만 배럴에서 동결하고,정유제품의 경우 450만 배럴의 절반이 넘는 200만 배럴로 공급량을 줄여 상한을 설정했다.

중국이 대북 ‘원유 공급 동결’로 미국의 전면적 원유 금수 요구를 막으면서 북한의 추가 도발 시 원유 제재를 강화할 수 있다는 경고 메시지를 보낸 게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saga@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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