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 북핵 제재 그 후] 반발수위 낮추고…제재 동참 중국에 침묵하는 北 의도는?
기사입력 2017-09-14 12:01 작게 크게
북한이 첫 유류 공급 제한을 포함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대북 제재 결의에 대해 비교적 수위 낮은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게다가 제재에 동참한 중국을 향해서도 예상과 달리 침묵하고 있어 그 배경에 관심이 모인다. 북한은 지난 5월 중국에 대해 “‘붉은 선’을 넘었다”고 비난한 바 있다.

유엔 안보리는 우리시간 12일 오전 대북 유류 공급 총량을 30% 가량 차단하고 북한산 섬유제품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대북 제재 결의안 제2375호를 만장일치 채택했다. 미국이 추진하던 원유 전면 금수 조치는 포함되지 않았지만 북한의 ‘생명줄’과도 같은 유류 공급을 제한하는 내용이 결의안에 처음 포함돼 강도 높은 반발을 할 것으로 예상됐으나 북한은 다소 격을 낮춘 입장을 내놓고 있다.

13일 “유엔 제재를 전면 배격하겠다”고 밝힌 ‘외무성 보도’에 대해 통일부는 “북한의 반응 중 가장 낮은 형식”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지난달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 2371호가 채택된 뒤엔 ‘공화국 정부 성명’을 통해 국제 사회를 강하게 위협했다. 14일에도 “썩은 그물보다도 못한 제재가 무서워 주춤할 우리 군대와 인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지만, 북한 노동당 외곽기구로 공식적인 북한 당국 입장으로 보기 어려운 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대변인 성명이라는 형식을 취했다.

특히 북한이 이틀 동안 내놓은 입장은 미국과 한국 등을 비난하면서도 중국에 대해선 침묵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 5월 대북 제재를 강화한 중국에 대해 “조중(북중) 관계의 ‘붉은 선(red lineㆍ한계선)’을 중국이 난폭하게 짓밟으며 서슴없이 넘어서고 있다”, “신의 없고 배신적인 행동으로 국가의 전략적 이익을 거듭 침해당해온 것은 우리 공화국(북한)”이라고 날선 비난을 퍼부었기 때문에, 이번 결의안 채택 이후에도 대중 공세를 펼칠 것으로 예상됐다.

북한이 이렇듯 반발 수위를 조절하고 대중 압박을 자제하는 것을 두고 전문가들은 ‘숨고르기’ 차원으로 보고 있다. 박병광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동북아연구실장은 “원유 공급 만큼은 북중 관계의 치명적 사안이기 때문에 중국이 건드리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중국이 결국 한 발을 담궈 북한이 신중하게 접근하는 것”라며 “향후 북한이 고강도 도발을 하고 북중 관계가 악화될 경우 원유 공급을 전면 중단할 수도 있다는 우려가 내부에서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근 북한이 브릭스(BRICs) 정상회의 개막에 맞춰 6차 핵실험을 단행해 중국을 실망시키고, 중국은 안보리에서 처음으로 ‘대북 규탄’을 언급하는 등 전통적 ‘혈맹’ 관계였던 북중 관계는 급속도로 얼어붙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제재 결정의 열쇠를 쥔 중국을 더 자극하지 않으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7월 초부터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화성-14형’ 시험 발사와 6차 핵실험 등 고강도 도발 카드를 급속도로 사용한 북한은 당분간 정세를 지켜보다 중저강도 도발을 감행해 협상의 기회를 엿볼 것으로 전망된다. 오는 19일 뉴욕에서 개막하는 유엔 총회, 다음달 10일 노동당 창건일과 18일 개막하는 중국 19차 당 대회 등이 추가 도발의 기점으로 지목된다.

유은수 기자/ye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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