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경제
잘나가던 SSM, 한계봉착…실적부진 장기화되나
뉴스종합| 2017-09-14 11:20
규제·시장환경 변화로 이중 악재
하반기에도 저성장 예측돼 큰 고민

한때 차세대 유통으로 각광받던 기업형슈퍼마켓(Super SupermarketㆍSSM)의 성장이 정체되면서 실적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골목상권 침해 논란까지 일으키며 몸집을 키운 SSM은 불과 몇년 사이 온라인 업체ㆍ대형마트ㆍ편의점에 수요를 잠식당해 급격하게 경쟁력을 잃었다. 설상가상으로 2012년 개정된 유통산업발전법의 적용을 받으면서 신규 출점에 제동이 걸렸다. SSM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하는 이상, 올 하반기에도 실적 부진을 면치 못할 것이라는 게 업계 시각이다.

14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4∼2016년 SSM 매출의 전년대비 성장률은 3.3%, 1.3%, 0.8%로 해마다 역신장세다.

국내 SSM 업계 1위인 롯데슈퍼는 악화되는 영업환경에 고민에 빠졌다. 롯데쇼핑 실적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슈퍼의 지난해 매출은 2조3320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은 10억원으로 전년 동기 110억원에서 87.3% 급감했다.

2012년 560억원의 영업 이익을 내며 성장 가도를 달리던 롯데슈퍼는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이후 이듬해인 2013년부터 실적이 반토막 났다. 롯데슈퍼의 영업이익은 2013년 360억원, 2014년 140억원, 2015년 110억원으로 매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0억원에 그쳐 5년 사이 98% 급감했다.

GS슈퍼마켓의 올 2분기 매출은 3658억원을 기록했지만 영업손실은 오히려 지난해 30억원에서 올해 43억원으로 증가했다. 실적 악화에 따라 GS슈퍼마켓은 지난해 11월 점포 18곳을 폐점했다. 2015년 281개였던 점포 수는 2016년 277로 줄어들다가 올해 279개로 소폭 증가했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2014년 6억7000만원, 2015년 104억원, 지난해 63억원의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하다 올해 상반기 흑자전환했다. 올해 상반기 매출액 5627억원, 영업이익 6억4952만원을 기록했지만 안심할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SSM 업계는 현재 ‘이중 악재’에 직면해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내년 초 SSM의 불공정행위 실태 조사를 예고하면서 긴장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미 유통산업발전법에 따라 전통산업보존구역의 반경 1㎞ 이내 신규 출점을 할 수 없는 SSM으로서는 입지가 더욱 좁아지는 것이다.

시장 환경의 변화도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 한때 SSM은 주거 밀집 지역에 입점해 근접성과 편의성, 가격 경쟁력으로 소비자를 공략했다. 하지만 이후 빠른 배송으로 승부하는 온라인 업체에 생활용품 시장을 빼앗긴 SSM은 1~2인 구 증가를 타고 급성장한 편의점에 결정타를 맞았다.

간편식품은 편의점에서 해결하고, 필수소비재는 대량으로 대형마트나 창고형 할인매장에서 구매하는 트렌드가 확산되고 있어 SSM의 주력 상품인 농수축산품, 신석식품 매출은 급감하고 있다.

이에 SSM 업체들은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상품구성을 차별화하거나 ‘가성비’ 트렌드 상품을 개발해 변화를 꾀하고 있지만 추가 규제와 경쟁 심화로 실적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차지운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국내 SSM 시장은 향후에도 저성장을 이어갈 것”이라고 했다.

박로명 기자/dod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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