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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核개발을 ‘가미카제식’ 자살공격에 빗댄 트럼프, “로켓맨의 자살임무’(suicide mission)”
뉴스종합| 2017-09-20 08:36
[뉴욕=김상수 기자]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전 세계의 엄청난 인명을 희생시킬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무모하게 추구하고 있는 북한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핵 위협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며 대북압박 동참을 촉구했다.

그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을 ‘로켓맨(rocket man)’이라고 부르며 “자신과 그의 정권에 대해 ‘자살임무’(a suicide mission)를 하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사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미국은 엄청난 힘과 인내가 있지만, 미국과 동맹을 방어해야만 한다면 우리는 북한을 완전히 파괴(totally destroy) 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이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트럼프 대통령의 북한에 대한 ‘완전 파괴’ 경고에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의 대통령이 2500만 인구의 한 나라를 지도상에서 없애겠다고 위협했다”고 해석했다. 사진출처=연합뉴스]

北 핵실험·미사일 도발 ‘가미가제식 자살행위’에 비유=트럼프 대통령은 북핵과 미사일의 도발 가속화를 태평양전쟁 당시 일본의 ‘가미카제식’ 자살 공격에 빗대면서 자신과 북한 정권을 스스로 벼랑 끝에 내모는 ‘자살행위’를 당장 멈추라고 압박했다.

그는 이틀 전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도 전날 밤 문재인 대통령과의 통화 사실을 소개하면서 김 위원장을 ‘로켓맨’이라고 지칭, “(문 대통령에게) 로켓맨의 근황을 물어봤다”고 언급한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오늘날 이 지구의 재앙은 유엔이 기반을 두고 있는 원칙을 침해하는, 불한당 같은 일부 정권 때문에 초래된 것”이라며 “‘많은 정의로운 자’들이 이 ‘사악한 일부’에 대적하지 못한다면 사악함이 승리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제대로 된 사람들과 국가들이 역사에 대한 방관자로 남는다면 파괴의 세력들이 더욱 힘을 얻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은 전 세계를 위협하는 무모한 핵과 탄도미사일을 추구하고 있으나 자국민 수백만 명의 아사와 인권 학대, 고문, 감금 등에 책임이 있는 타락한 정권”이라고 규정하고 무모한 핵무기·탄도미사일 위협을 가하는 북한과 거래 및 재정적 지원을 하는 국가들에 대해서도 ‘극악무도한 행위’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지구 상의 어떤 나라도 일군의 범죄자 집단이 핵무기와 미사일로 무장하는 데 흥미를 갖지 않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CNN은 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수사(rhetoric)를 이용해 북한에 ‘최후의 심판일’을 경고하며 북한의 젊은 지도자를 조롱했다”며 “‘미국은 큰 힘과 인내심을 갖고 있지만 그러한 선택들은 곧 소진될 것이며, 김정은은 미국의 공격을 견뎌낼 수 없을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는 고조되고 있는 현 위기에 대한 트럼프 특유의 과장된 화법을 특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고 CNN은 분석했다.

트럼프 "타락한 北정권 고립시켜야"=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북한은 전 세계의 엄청난 인명을 희생시킬 수 있는 핵과 미사일을 무모하게 추구하고 있다”며 “어떤 나라들이 그런 정권과 무역을 한다면 불법행위일 뿐 아니라 전 세계를 핵 위협으로 위험에 빠뜨리는 나라에 무기를 공급하고 재정적 지원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북한의 타락한 정권보다 자국민의 안녕에 대해 더 많은 경멸을 보여준 이들은 없다”며 “북한 정권은 수백만 주민의 아사(餓死)와 수많은 사람에 대한 감금, 고문, 살해, 탄압에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우리는 (북한에 억류됐던) 무고한 미국인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학대한 나머지 귀국한 지 며칠 만에 사망한 것을 목격했다”며 “또 우리는 (북한이) 국제공항에서 금지된 신경가스를 이용해 독재자의 형을 암살한 것도 봤다. 북한은 간첩을 위한 언어교사로 활용하기 위해 일본 해변에서 13세 소녀를 납치하기도 했다”고 인권 탄압행위를 거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러면서 “북한은 비핵화가 (국제사회가) 수용할 수 있는 유일한 미래라는 것을 깨달을 때”라며 “유엔은 최근 두건의 강력한 대북제재를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다른 안보리 회원국과 함께 제재 결의에 동참한 중국과 러시아에 감사한다. 그러나 우리는 (북한에 대해) 더 많은 것(제재)을 해야 한다”고 국제사회의 제재 동참을 촉구했다.

또 “모든 국가가 북한이 적대적 행위를 멈출 때까지 김정은 정권을 고립시키기 위해 함께 할 때”라고 덧붙였다.

트럼프의 3대 불량국가…부시의 3대 '악의 축' 닮음꼴=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첫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가장 주목되는 키워드는 이른바 ‘불량국가’(Rogue Nation)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량국가들이 전 세계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북한과 이란, 베네수엘라 등 3개 국가를 지목했다.

북한 김정은 정권에 대해서는 ‘완전한 파괴’에 직면할 수 있다는 초강력 경고음을 내놨고, 이란을 놓고선 ‘거짓된 민주주의를 가장한 부패한 독재정권’이라고 규정했다.

인권 유린 비판을 받는 베네수엘라에 대해서는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의 실명을 거론하며 비판을 가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베네수엘라의 민주주의 복원을 촉구하는 대목에서는 유엔총회장에서 박수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이들 3개국을 둘러싼 이슈들이 서로 다른 성격이기는 하지만, 지난 2002년 당시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이 ‘악의 축’(Axis of Evil)을 거론한 것을 연상시킨다고 일간 USA투데이는 평가했다.

당시 부시 대통령은 북한과 이란, 이라크를 대량파괴무기(WMD)를 생산하는 ‘악의 축’으로 꼽았다.

미국의 2003년 ‘이라크 전쟁’으로 사담 후세인 정권이 몰락하면서 이라크가 빠진 자리에 베네수엘라가 추가된 셈이다. 북한과 이란이 미국 외교정책의 오랜 고민거리라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다.

다만 부시 대통령이 2002년 새해 국정연설을 통해 3대 국가들에 경고장을 던진 것과 달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은 ‘양자·다자외교의 무대’인 유엔총회장에서 나왔다는 점은 차이점이다.

USA투데이는 “트럼프 대통령은 3대 불량국가를 지목하면서 수많은 공격적인 발언을 쏟아냈지만, 정작 구체적인 대책은 언급하지 않았다”고 꼬집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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