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경찰, 대각선 횡단보도 늘려 교통사고 막는다
뉴스종합| 2017-09-20 08:36
-보행자 편의 늘고 교통사고 위험은 감소
-“보행자사고 잦은 상황에 바람직한 대안”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찰이 서울 시내 94곳에서 운영 중인 대각선 횡단보도(스크램블 횡단보도)를 확대한다. 보행자 편의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위험 감소 효과도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주민들도 반기는 분위기다.

20일 경찰에 따르면 서울지방경찰청은 보행자 교통사고 경감과 편의를 위한 대각선 횡단보도를 연말까지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일반적인 사거리에서 대각선 방향으로 진행하기 위해서는 ‘ㄱ자’ 형태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야 한다. 교통신호에 따라 최대 수분이 더 걸리는 등 통행에 불편함이 크다. 반면, 대각선 횡단보도는 한 번에 대각선 방향으로 가로질러 횡단할 수 있어 보행 시간이 줄어든다.

보행시간뿐만 아니라 교통사고 감소 효과도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할 경우에는 사거리를 진입하는 네 방향 차량 통행이 모두 통제되기 때문에 보행자가 안전하게 도로를 건널 수 있다. 특히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면 보행 신호 중 우회전하는 차량에 사고를 당하는 경우가 크게 감소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주민들의 대각선 횡단보도를 늘려달라는 민원도 증가 추세다.

경찰은 앞서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기준을 마련하고 일선 경찰서를 통해 설치 가능 지역을 검토 중이다. 경찰에 따르면 보행자 통행량이 시간당 500명 이상이고 대각선 폭이 30m 이내인 곳에 대해서는 경찰도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를 권장하고 있다. 다만, 보행자 편의가 증가하는 만큼 차량 정체가 심해진다는 단점이 있어 차로별 차량 통행량이 시간당 800대 이하인 경우로 대상을 한정하기로 했다. 경찰은 오는 10월까지 지자체와 함께 대각선 횡단보도 설치 가능 지점에 대한 현장점검에 나서 타당성을 검토하고 연말까지 설치 지역을 확정할 방침이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일선 경찰에서도 교통사고 줄일 수 있고 민원 적다는 이유로 설치를 환영하는 분위기다. 한 경찰 관계자는 “교통사고 위험도 낮고 주민 반응도 좋다”며 “너무 넓은 도로가 아니라면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는 게 안전을 위해서 낫다”고 했다.

전문가들도 비슷한 반응이다. 허억 가천대 국가안전관리대학원 교수는 “운전자가 불편해질 수 있지만, 불편해지는 만큼 보행자는 안전해지게 된다”며 “전체 교통사고 중 보행자 사고가 40%에 달하는 후진국형 모습을 보이는 우리 현실에서 무단횡단을 막을 수 있는 대각선 횡단보도의 확대는 바람직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도로교통공단 교통사고분석시스템 경찰 DB에 따르면 지난해 교통사고로 인한 보행자 사망자는 175명, 부상자는 8039명으로 3년 연속 증가했다. 전체 교통사고 사망자가 지난해 4292명으로 전년대비 7.1% 감소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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