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경제광장-김영민 한국광물자원공사 사장]우리가 아프리카의 섬으로 가는 이유
뉴스종합| 2017-09-21 11:14
지난달 출장차 아프리카의 마다가스카르에 다녀왔다. 마다가스카르는 아프리카 대륙 남동쪽 인도양에 위치한 한반도의 네 배나 되는 커다란 섬나라다. 어디선가 한번쯤 들어보았을 꽤 친숙한 이름이다. 그 이유는 아마 애니메이션 영화 ‘마다가스카’ 때문일 지도 모른다.

우리가 인천공항을 출발해 하루 반이나 걸리는 먼 여정으로 마다가스카르에 가는 이유는 정글 속의 야생을 동경하는 것이 아니라 그곳에는 우리나라에 절대적으로 부족한 ‘광물자원’이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는 OECD 국가 중 제조업 비중이 가장 높은 광물자원 다소비형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특히 구리, 아연, 니켈 등 금속광물의 소비량은 세계적인 규모이나 거의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해야만 하는 대표적인 자원부족 국가이다. 그렇기 때문에 광물자원의 안정적 수급이야 말로 우리경제 발전의 밑거름이 된다.

특히, 2차 전지에 필수적인 니켈과 코발트 광물은 우리나라 4차 산업혁명을 이끌어 가는 주된 광물로 주목받고 있다.

공사는 2006년부터 국내 민간기업과 공동으로 한국컨소시엄을 구성하여 마다가스카르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플랜트 개발에 참여하였다. 세계 5위권의 암바토비 니켈 광산은 한국이 지분 27.5%를 보유하고, 캐나다 쉐릿, 일본 스미토모와 함께 광산 운영에 참가하고 있다. 암바토비 광산은 연간 니켈 6만톤, 코발트 5600t을 생산하는 설비를 갖추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생산된 니켈의 50%에 대해 Off-take 권리(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보유해 국내기업 니켈 수요의 약 25%, 코발트 수요의 50% 정도를 공급할 수 있다.

암바토비 광산이 현재의 생산 안정화를 이루기까지 쉽지만은 않았다. 2007년 광산개발을 시작한 이후 현지의 열악한 인프라와 쿠데타로 공장건설이 지연되기도 하고, 현지의 정치적 변화에 따른 경영환경과 니켈가격도 우호적이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극복하고 2015년 3월 생산시험 및 2015년 9월 재무 완공의 달성으로 원가 부문에서도 상위권에 드는 광산으로 경쟁력을 갖춰가고 있다.

최근 니켈가격도 상승 추세에 있어 머지않아 안정적 성장도 기대해 볼 수 있게 됐다.

우리가 이 아프리카의 섬에서 하는 일이 한가지 더 있다. 바로 ‘희망’을 일구는 일이다. 마다가스카르 1인당 GDP는 393달러(2017년 4월 기준)로 세계 181위이다. 프랑스 식민지였던 이 곳은 1960년 독립이후에도 오랫동안 정치적 불안을 겪었다.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하루 2달러 이하의 생활비로 살아가고 있다.

그 와중에 암바토비 광산은 많은 현지인들에게 도움이 되고 현지 경제의 희망이 되고 있다. 건설단계에서 2만여명의 현지인이 고용되었고, 현재는 3000여명의 현지인들이 일하고 있다. 특히 많은 현지인들이 선진화된 광산 경영시스템에 직접, 간접적으로 참여함으로써 교육, 문화, 의식이 바뀌어 가고 있다.

출장에서 만난 암바토비 광산의 Louis 부사장은 “암바토비 광산이야 말로 마다가스카르 경제개발의 엔진이며, 마다가스카르의 사회, 경제 시스템의 변화에 미치는 영향이 지대하다”고 강조했다.

또 최근에는 현지 화폐 최고액인 2만 아리아리화에 암바토비 플랜트 전경이 새겨지기도 했다. 이처럼 암바토비 광산은 마다가스카르의 희망으로 자리 잡고 있다.

해외 자원개발은 현지의 광물자원을 개발하는 것뿐만 아니라 이를 통해 현지의 경제사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다.

우리가 아프리카 섬으로 가는 이유는 우리의 광물자원 확보라는 꿈을 키워가는 것과 더불어 마다가스카르의 경제개발의 희망을 소중히 가꾸어 나가기 위함이라고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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