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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유엔 기조연설, “평화” 32회ㆍ“압박” 1회 언급
뉴스종합| 2017-09-21 23:45
[뉴욕=김상수 기자]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취임 후 처음으로 유엔총회 기조연설에 나섰다. 문 대통령은 이날 기조연설에서 “평화”를 32회 언급했다. 압박(1회), 제재(4회), 분노(2회) 등에 비해 압도적으로 평화에 무게를 뒀다. “북한 완전파괴”, “대화가 아닌 압박” 등을 외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아베 신조 일본 총리와도 대조를 이뤘다.

문 대통령은 이날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한반도 평화 체제 구축을 누차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전쟁을 겪은 지구 상 유일한 분단국가의 대통령인 나에게 평화는 삶의 소명이자 역사적 책무”라고 했다. 이어 “인류 보편의 가치로서 온전한 일상이 보장되는 평화를 누릴 국민 권리를 지켜야 할 의무도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의 발언도 직접 인용했다. “평화는 분쟁이 없는 상태가 아니라 분쟁을 평화로운 방법으로 다루는 능력을 의미한다”는 말을 언급하며 “우리 모두 (이 말을) 되새겨야 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유엔정신이 한반도 평화정책과 연결돼 있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다자주의 대화를 통해 세계 평화를 실현하고자 하는 유엔정신이 가장 절박하게 요청되는 곳이 바로 한반도”라며 “평화의 실현은 유엔의 출발이고 과정이며 목표”라고 했다. 

[사진 = 연합뉴스]

대북 제재나 압박도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모두에게 말할 수 없는 실망과 분노를 안겼다”, “스스로 고립과 몰락으로 이끄는 무모한 선택을 즉각 중단하라”, “모든 나라가 안보리 결의를 철저히 이행해야 한다”는 등을 언급하며 대북제재를 촉구했다. 하지만 비중이나 표현수위 등에선 트럼프 대통령 등과 대조를 이뤘다. 취임 후 첫 기조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완전파괴” 등의 표현 외에도 “북한보다 더 경멸을 보여준 정권은 없다”는 등 민감한 단어까지 거침없이 쏟아냈었다.

대북정책 외에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 사람중심경제, 평창 동계올림픽도 기조연설의 주요 화두로 잡았다. 문 대통령은 “촛불혁명이야말로 유엔정신이 빛나는 성취를 이룬 역사의 현장”이라고 높이 평가했다. 이어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시작은 늦었지만, 세계 민주주의에 새로운 희망을 보여줬다는 사실이 매우 기쁘고 자랑스럽다”고 덧붙였다.

또 “‘사람을 근본으로’라는 이번 유엔총회 주제가 ’사람이 먼저다’라는 새 정부의 국정철학과 일치하는 걸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언급했다. 문 대통령은 “우리 정부는 ‘사람중심경제’라고 부르며 포용적 성장을 위해 우리가 시작한 이 담대한 노력은 국내에서만 그치지 않을 것”이라며 “새 패러다임에 맞춰 개발도상국의 지속가능한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평창 올림픽 홍보로 기조연설을 마무리했다. 문 대통령은 “고작 100km를 달리면 휴전선과 만나는 평창에서 세계인이 모인다”며 “북한의 평창 올림픽 참가를 적극 환영하며 국제올림픽위원회와 함께 끝까지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세계 각국 정상을 평창으로 초청한다”고 제안했다.

dlcw@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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