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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탐색]“서장님차 운전, 의경 대신 경찰이?”…경찰내부 ‘갑론을박’
뉴스종합| 2017-09-22 08:27
-警 ‘갑질논란’ 의경 폐지…순경급 운전 전담요원 모집
-현장은 ‘혼란’…“치안 현장 인력 부족 우려” 목소리도


[헤럴드경제=유오상 기자] 경찰이 기존 경찰서장급 인사에 전속으로 배정되던 운전 의무경찰을 폐지하면서 대체인력으로 기존 직원을 배치하기로 했다. 군에서부터 문제가 된 이른바 ‘공관병 갑질’ 방지를 위한 대책이지만, 정작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떨떠름하다.

22일 경찰청에 따르면 경찰은 일선 경찰서 서장급 전담 운전요원 지원을 받도록 했다. 일선 경찰서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경무과에서 경무계 업무를 겸임하며 필요시에는 서장의 운전을 전담하는 방식이다.

[사진=헤럴드경제DB]

실제로 한 일선 경찰서의 내부 공고문에는 ‘서장업무수행 및 경무계 행정업무’를 겸임하는 경무계 보직을 공모한다고 명시돼 있다. 지원자격도 순경 또는 경장급 경찰관으로 대형면허를 소지하고 있거나 운전기술이 능숙한 경우에는 우대를 받는다고 명시됐다. 경찰 관계자는 “대부분 일선 경찰서의 공모 기준은 비슷하다”며 “운전 전담요원이기 때문에 행정업무보다 운전업무에 중점을 뒀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전국 경찰서에 공모 소식이 알려지면서 일선 경찰관들의 반응은 엇갈렸다.

한쪽에서는 “의경이 하던 일을 갑자기 폐지하면서 경찰력을 낭비하게 됐다”고 비판하는가 하면, 다른 한쪽에서는 “업무상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 필요한 조치”라는 반응도 나오고 있다.

한 일선 경찰서의 교통계 업무를 담당하고 있는 순경은 “단톡방에 해당 공고문을 찍은 사진이 올라오면서 경찰들 사이에서도 말이 많았다”며 “지금 현장에서도 인력이 부족하다는 말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인력난이 더 심해질까 걱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수사계 경찰 관계자 역시 “기존 경무계 경찰관들도 업무가 많아서 운전업무를 추가할 수 없다는 것은 잘 알고 있다”며 “그러나 신입 경찰관이 지구대 대신 운전요원으로 간다고 하면 경찰 이미지가 오히려 더 나빠지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했다.

막상 운전요원을 받게 되는 일선 경찰서장도 난감하기는 마찬가지다.

한 경찰서장은 “치안현장에 나가면서 업무지시 등 할 일이 많기 때문에 직접 운전을 하기 어려운 경우가 잦은 것은 맞다”며 “그러나 바쁜 경무계 직원을 호출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는 않은 것 같아 어렵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최근 구속된 박찬주 육군 대장의 ‘공관병 갑질’ 논란과 관련해 지난 4월 부속실 의경을 철수시키며 전국 경찰서장급 전속 운전의경 364명에 대해서도 모두 철수조치를 내렸다. 이 때문에 한동안은 업무 성격에 따라 담당하는 직원이 임시로 배치됐지만, 이마저도 내부 불만이 나오면서 논란이 됐다. 이런 문제를 보완하고자 경찰은 운전 전담요원을 공모받기로 했지만, 이 역시 인력 논란에 휩싸인 셈이다. 경찰은 인력 문제에 대해서 “경무관급 이상 부속실에서 일하는 경찰관을 감축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하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osyoo@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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