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사회문화
‘1조’ 구글 데이터센터 못놓쳐…감자농부 설득에 땀뺀 룩셈부르크
뉴스종합| 2017-09-23 08:00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룩셈부르크 정부가 구글의 10억 유로(약 1조3500억 원)짜리 새 데이터센터 유치를 위해 감자농부를 수개월 간 설득하는 등 총력전을 벌이고 있다고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21일(현지시간) 전했다.

사건의 내막은 이렇다. 앞서 룩셈부르크는 오스트리아 등과 함께 구글의 새 데이터센터 유치 경쟁에 나섰다. 이는 일자리 창출은 물론, 다른 기술산업 유치 효과를 가져와 인구가 60만 명도 채 되지 않는 작은 국가에 변화를 가져올 수 있는 기회로 여겨졌다. 

구글의 핀란드 데이터센터 [제공=구글]

하지만 정부는 예기치 않은 난관에 부딪혔다. 구글 측에 추천한 비센(Bissen) 지역 부지에 감자 농지가 포함돼 있었는데, 소유주 3형제 중 한 명이 땅을 팔지 않겠다고 수 개월 동안 버틴 것이다. 나머지 두 형제는 일찌감치 판매 의사를 밝혔으나, 이들과 사이가 나빴던 한 명의 동의는 좀처럼 구할 수 없었다.

에티엔 슈나이더 룩셈부르크 부총리 겸 경제부 장관은 “문제는 농지 가격이 아니었다”며 “3형제 사이가 틀어져 서로 말도 섞지 않았던 상황이다보니 합의점을 찾기 어려웠던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룩셈부르크 정부는 궁여지책으로 두 형제의 몫인 농지 3분의 2를 우선 매입하기로 했다. 슈나이더 장관은 “나머지 3분의 1도 곧 얻을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며 “수개월 간 설득 끝에 나머지 한 명의 동의도 받아낸 상황”이라고 전했다.

다만 구글이 지불할 부지 가격과 최종 투자 여부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고 FT는 전했다. 이에 슈나이더 부총리는 “올해 초부터 가격 협상을 진행했기 때문에 이미 논의는 충분히 이뤄졌다”며 “구글이 부지 확보 만을 주문했던 만큼, 이제 그들이 투자를 실행할 차례”라고 말했다.

한편, 구글은 유럽지역에서 아일랜드, 네덜란드, 핀란드, 벨기에 등 4곳에 이미 데이터센터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6월에도 구글은 덴마크에서 73만 제곱미터(㎡) 규모의 용지를 6500만 달러에 매입했으나, 이를 어떤 용도로 쓸 것인지는 아직 밝히지 않았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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