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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끄러운’ OECD 결핵 1위…의료기관 잠복결핵 심각
뉴스종합| 2017-09-23 08:13
[헤럴드경제=유재훈 기자] 결핵은 흔히 ‘후진국 병’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하지만 세계 10대 경제대국이자 선진국 진입을 목전에 둔 우리나라에서 한 해 2200명이 넘는 사람들이 결핵으로 인해 사망하는 것이 현실이다.

한국은 경제개발협력기구(OECD) 34개국 중 결핵 발생률 1위 국가다. 지난해 기준 인구 10만명당 결핵 발생자수는 80명으로 2위인 포르투갈의 23명에 3.4배나 높은 수치다.
지난 7월 발생한 한 여성병원에서 결핵 감염 간호사가 신생아 등에 잠복결핵을 감염시켜 충격을 줬다. [사진=연합뉴스]

정부는 구멍뚫린 결핵 관리망을 재정비하는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최근 정부는 제2기 결핵관리종합계획 수립을 위한 공청회를 개최했다. 지난 2013년 시작된 1기 계획에 이은 것으로 결핵예방법은 매 5년마다 결핵관리종합계획을 시행토록 규정하고 있다. 정부는 오는 2020년까지 결핵발생률을 10만명당 50명까지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1기 결핵관리종합계획은 어느정도 성과가 있었다. 지난해 결핵 치료 성공률이 84.3%로 전년도의 80.1%에 비해 4.2%포인트 증가했다. 신규환자 수도 지난해 3만892명으로 전년대비 1300명 감소했다.

하지만, 아직도 갈 길이 멀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한국전쟁을 거치며 급증했던 결핵균이 세월이 흐르며 잠복결핵으로 여전히 우리 몸에 남아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잠복결핵은 별다른 증상이 없고, 흉부 X레이 검사에서도 발견되지 않아 정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면역력이 약해지면 결핵균이 증식해 활동성 결핵으로 발병해 다른 사람에게까지 감염된다. 일종의 시한폭탄과 다름없다.

지난 7월에는 결핵 감염자였던 한 여성병원 간호사가 신생아.영아 등 120여명에게 잠복결핵균을 감염시킨 사건이 발생해 충격을 주기도 했다.

최근 한 자료에 따르면 의료기관에 근무하는 결핵검진ㆍ치료 종사자 중 상당수가 잠복결핵 양성자로 판명됐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최도자 국민의당 의원이 질병관리본부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5대 병원 의료기관 종사자 잠복결핵검진 추진 중간결과’ 연세대 세브란스병원의 검진인원 중 28.14%(591명)가 잠복결핵감염 양성자로 조사됐다.

또 서울대학교병원 20.96%(114명), 삼성서울병원 14.25%(527명), 서울아산병원 13.98%(279명) 등 대형병원에서도 잠복결핵 감염이 발견됐다.

잠복결핵감염은 약 10%정도가 결핵으로 발병한다는 임상학적 보고가 나올 정도로 발병 가능성이 높다.

정부는 지난해 8월부터 의료기관 등 집단시설의 종사자에 대한 결핵 및 잠복결핵감염 검진을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했다. 하지만 시행 1년이 경과한 현재까지도 대상인원과 대상시설 수도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igiza77@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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