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정점에서 물러나는’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삼성 연말 인사 ‘급물살’ 전망
뉴스종합| 2017-10-13 10:42
-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의장직 내년 3월까지만 수행
-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 예정
- “비상한 각오로 경영 쇄신해야, 후진 위해 퇴진” 결심

[헤럴드경제=홍석희 기자] 삼성전자 권오현 부회장이 13일 사임했다. 그가 맡았던 반도체사업 총괄 부품 부문 사업 책임자, 삼성전자 이사회 이사, 이사회 의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도 사임한다. 당초 권 부회장의 삼성전자 이사회 의장직 임기는 2018년 3월까지였다.

권 부회장은 이날 삼성전자의 3분기 실적발표 직후 “저의 사퇴는 이미 오래전부터 고민해 왔던 것이고,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판단했다”며 “급격하게 변하고 있는 IT 산업의 속성을 생각해 볼 때, 지금이 바로 후배 경영진이 나서 비상한 각오로 경영을 쇄신해 새 출발할 때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권 부회장은 “지금 회사는 엄중한 상황에 처해 있다”면서 “다행히 최고의 실적을 내고는 있지만 이는 과거에 이뤄진 결단과 투자의 결실일 뿐, 미래의 흐름을 읽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일은 엄두도 내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권 부회장은 “저의 사퇴가 이런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한 차원 더 높은 도전과 혁신의 계기가 되기를 진심으로 바라고 있다. 삼성에 몸담아 온 지난 32년 연구원으로 또 경영의 일선에서 우리 반도체가 세계 일등으로 성장해 온 과정에 참여했다는 자부심과 보람을 마음 깊이 간직하고 있다”면서 “이 자리를 떠나면서 저의 이런 자부심과 보람을 임직원 여러분과 나누고 싶다”고 밝혔다.

권 부회장은 임직원들에게 “저의 충정을 깊이 헤아려 주시고 변함없이 자신의 소임을 다해 주실 것을 당부 드린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권 부회장은 조만간 이재용 부회장을 포함한 이사진에게 사퇴결심을 전하며 이해를 구할 예정이고 후임자도 추천할 계획이다.

권 부회장은 1985년 미국 삼성반도체 연구소 연구원으로 입사, 삼성전자 시스템 LSI사업부 사장과 반도체 사업부 사장을 거쳐 2012년부터 대표이사 부회장을 맡아 왔으며 2016년부터는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 부회장도 겸해 왔다.

권 부회장이 이사회 의장직을 포함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나기로 하면서 연말 삼성전자 인사는 속도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는 ‘최순실 사태’ 여파로 지난해 단행돼야 했던 사장단 인사가 전격 보류되는 등 1년 가까이 인사 공전 사태가 빚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권 부회장이 자리를 비우면서 후임 인사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권 부회장은 반도체 사업부문 총괄 부품 부문 사업 책임자와, 이사회 이사, 이사회 의장, 삼성디스플레이 대표이사직까지 겸직하고 있어 대대적인 쇄신 인사 신호탄이 될 것이란 관측이 많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인품과 실력에서 최고의 부회장이었다는 것에 대해 사내에서도 이견이 없다”며 “연말 인사는 자연스레 세대교체로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반도체 지휘부와 디스플레이 지휘부를 누가 맡느냐 등에 대한 논의가 이어질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오전 삼성전자는 잠정 실적을 발표하면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 14조5000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hon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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