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자살 음주에 흡연 도박까지, 한국 청소년 왜 이러나
뉴스종합| 2017-10-16 11:32
국회 국정감사용으로 의원들에게 보고되는 각종 자료들을 보면 한국 청소년들의 미래는 암울한 잿빛이다. 그동안 관심을 집중시켰던 자살과 흡연에 이어 이젠 음주와 도박까지 청소년들을 물들이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김광수 의원(국민의당)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최근 5년간 알코올중독 현황’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알코올중독으로 치료받은 10~19세 청소년 환자 수가 총 7800명에 달하고 증가율이 무려 25%나 된다. 지난해 기준 청소년 연간 음주율은 15%이고 첫 음주 경험을 한 나이는 13.2세다. 음주 경험이 있는 청소년 세명중 한명은 소주 1병 이상 ‘고위험 음주’ 경험이 있다.

국회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박경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경찰청과 한국도박문제관리센터 등으로부터 받은 자료를 보면 최근 3년 간 불법 인터넷 도박으로 형사 입건된 10대 청소년 숫자는 2014년 110명에서 지난해 347명으로 3년 새 세 배 이상으로 늘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이미 빚을 진 상태에서 도박 자금 마련을 위해 범죄에 발을 들였다. 도박 중독으로 치료를 받는 청소년 수도 2013년 13명에서 지난해 40명으로 늘었다.

한국 청소년들의 높은 자살률은 오래된 사회문제였다. 전혀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게 더 중요한 문제로 대두될 정도다. 통계청에 의하면 지난해 10대의 자살 사망률(인구 10만 명당 사망자수)은 4.9명으로 2015년(4.2명)에 비해 16.5% 증가했다. 지난해 전체 자살률은 감소(-3.4%)했는데 유일하게 청소년 자살률만 올라간 것이다.

흡연도 심각해지기는 마찬가지다. 국내 청소년 중 흡연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흡연 시작 연령이 평균 12.7세이며 이들 가운데 하루 한 개비 이상 매일 흡연하기 시작하는 연령은 평균 13.6세다. 갓 중학교에 입학한 나이부터 담배를 매일 피운다는 것이다.

자살과 흡연, 음주에 이은 도박까지 한국 청소년들의 문제는 사회환경과 뗄 수 없는 연관성을 보인다. 사상 최고의 청년 실업률과 계층상승 사다리의 붕괴, 가정의 해체로 미래에 대한 희망이 점점 사라지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구조적 문제이며 이는 젊은이들에게 희망을 주지 못하는 어른들의 잘못이란 얘기다.

우선은 방아쇠를 줄이는 일이 먼저다. 손쉽게 술과 담배를 살 수 있는 환경을 줄이고 드라마나 인터넷(웹튠)의 흡연 자살 묘사도 심의 강화를 통해 억제해야 한다. 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4대 청소년 문제의 예방과 개선에 예산과 인력이 더 투입되어야한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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