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토일반
수입차 업체들도 뛰어드는 중고차 시장…잘 사고 잘 파는 법?
라이프| 2017-10-17 06:55
- 중고차 시장 성장세…지난해 기준 378만대 거래, 신차보다 많아
- 중고차 거래시 외부 패널 교체는 ‘무사고 차량 분류’ 숙지해야
- “개인간 직거래시 차량 프레임과 진동, 타이어 상태 등 확인 중요”
- “꼼꼼한 실내 관리, 중고차 되팔 때 도움돼”



[헤럴드경제=박혜림 기자] 지난해 말 기준 국토교통부 중고차 거래(이전등록) 대수는 약 378만대. 2010년 273만대에 불과하던 중고차 거래 대수가 6년 만에 100만대 이상 늘었다. 지난해 국내 신차 판매량이 183만대임을 감안하면 산술적으로 중고차가 신차보다 많이 팔린 셈이다. 이에 최근에는 수입차 업체들까지 중고차 시장에 뛰어드는 실정이다.

그러나 중고차 시장은 허위 매물이나 실제 차량 상태와 점검 내용이 다른 차량이 적잖은 대표적인 ‘레몬마켓(정보의 비대칭성으로 소비자들이 물건을 속아서 살 가능성이 높은 시장)’. 시장의 성장세에도 많은 소비들이 여전히 ‘사기’에 대한 우려를 안고 있다.

지난달 29일 SK엔카직영 장한평 지점에서 만난 장우석 SK엔카직영 매입팀 과장에 따르면 중고차 거래 전 사전에 몇 가지만 숙지해도 거래가 수월하다. 사진은 수입 중고차를 살펴보는 장 과장 모습. [사진제공=SK엔카직영]

▶ 수입차 업체들도 인증 중고차 사업에 ‘속속’= 폭스바겐코리아는 최근 이달부터 공식 인증 중고차 프로그램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과거 폴크스바겐 판매사가 자체 중고차 사업부를 운영한 적은 있지만 폭스바겐코리아가 직접 나서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수입차 업체들의 중고차 시장 진출은 사실 새로운 이야기가 아니다. 자사의 중고차를 매입해 일정 수준의 성능 검사를 실시한 뒤 재판매를 하는 이른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행하고 있는 브랜드도 적지 않다.

실제 자동차 업계에 따르면 메르세데스-벤츠, BMWㆍMINI, 렉서스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만 올 상반기 8804대 판매됐다. 이는 지난해 상반기보다 103.2% 가량 증가한 결과다. 업계에선 올해 인증 중고차 시장이 2만대 이상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로버트보쉬코리아 자동차부품 애프터마켓 사업부의 경우엔 개인간 중고차 거래라는 ‘틈새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달 차량기술법인 H&T, 차 검사 플랫폼기업인 짐브러스와 함께 중고차 인증 서비스인 ‘차검사서비스’를 시작했다. 개인간 중고차 거래는 지난해 기준 120만대로 전체 중고차 거래의 3분의 1 수준이다.

사고와 무사고를 가름하는 요인인 프레임 손상. 이날 장 과장이 살펴본 메르세데스-벤츠 C클래스 차량은 무사고 차량으로, 프레임 접합부가 동일한 간격을 유지하는 상태였다.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모양이 비교적 선명하고 깊이도 깊은 타이어 트레드. [박혜림 기자/rim@heraldcorp.com]

▶ 중고차 보는 법?=“사고 차량은 프레임, 침수 차량은 바닥면 확인”= 중고차를 구매하는 가장 큰 이유는 다름 아닌 ‘가성비’ 때문일 것이다. 중개 수수료를 덜 수 있는 개인간 중고차 직거래 비중이 높은 이유도 여기에 있다.

하지만 사고 차량을 무사고 차량으로 둔갑해 판매하는 경우가 왕왕 있어 제아무리 저렴한 가격이어도 선뜻 직거래에 나서기 어려운 것이 사실. 검사서비스를 받는 것도 한 가지 방법이지만, 장우석 SK엔카직영 매입팀 과장에 따르면 사전에 몇 가지만 숙지해도 중고차 거래가 한결 수월해진다.

지난달 29일 SK엔카직영 장한평 지점에서 만난 장 과장은 “외부패널 교환이 법적으론 무사고 라는 점을 알아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법으로 사고와 무사고를 가름하는 요인은 프레임 손상 유무다. 사고로 인한 범퍼나 사이드미러 등을 교체한 차량은 사고 차량으로 볼 수 없으며, 일반적으로 휠 하우스가 손상돼 수리했을 정도라면 사고 규모가 제법 컸을 것으로 본다. 다만 장 과장은 “프레임 수리 유무는 차종마다 프레임 접합 모양새 등이 다르기 때문에 비전문가가 육안으로 확인하긴 쉽지 않다”면서도 “프레임 접합 부위가 일정한 간격을 유지하지 않으면 사고 차량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중고차 업체의 경우 상품용 차량이 도로에 나가는 것이 불법이기 때문에 시운전이 불가능하지만, 개인용 거래에선 해당되지 않는 내용인 만큼 시운전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방법이다. 장 과장은 “일반인이 자동차 내부 소음만 듣고 차량의 이상을 잡아내긴 어렵지만, 차량의 진동은 충분히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라면서 “예컨대 엔진에 문제가 있으면 핸들이 지나치게 떨리기 마련이고, 미션에 문제가 있으면 기어를 바꿀 때 차량 자체가 쿵, 하는 느낌이 든다”고 말했다.

그밖에 침수 유무를 확인할 땐 1차적으론 보험개발원 자동차 이력 정보 사이트를 참고하고, 육안으로 확인할 땐 바닥에 부착된 쇠로 된 부위를 꼼꼼히 보는 것이 좋다. 장 과장은 “보통 침수차량은 낮은 비용으로 차량을 복구해 되파는 것이 목표기 때문에 지엽적인 부분은 바꾸지 않는다”면서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 얼룩을 확인하거나, 스피커 라인에 흙이 껴있는지 등을 체크하라”고 귀띔했다. 그는 또 “물에 한 번 빠진 차는 쾌쾌한 냄새가 빠지지 않는다”고 첨언했다.

아울러 장 과장은 “빼놓지 않고 확인하면 좋은 부분이 타이어”라면서 “타이어는 보통 주행거리 4만㎞ 마다 교체하는 것이 좋은데, 트레드 깊이가 얕은 것은 교체 시기가 임박한 것이니 가급적 그 깊이가 깊은 것이 좋다”고 말했다. 또 시트나 핸들의 가죽 상태, 차량에 부착된 버튼의 도장 상태가 양호한지 체크하는 것도 중요하다. 장 과장은 “실내 상태가 양호할수록 차량을 되팔 때 좋은 가격을 받기 유리하다”면서 “중고차 재판매를 염두에 둔다면 실내 관리는 물론 정비 내역서 등을 꼼꼼히 보관하는 것이 좋다”고 덧붙였다.

ri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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