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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별기고-고정환 한국항공우주연구원 본부장] 발사체 기술 확보, 우회로는 없다
기사입력 2017-11-08 11:20 작게 크게

얼마 전 국내 업체의 통신위성이 미국 민간업체 스페이스X사의 발사체를 이용해 발사됐다.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개발한 인공위성은 모두 해외 발사체에 의존했다.

해외 발사 비용은 위성체의 무게와 크기, 투입 궤도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위성 당 대략 400억∼600억원의 비용이 든다. 우리나라가 지금까지 저궤도와 정지궤도에 발사한 실용 공공위성이 6기, 소형위성과 민간 위성까지 합치면 15기 정도임을 고려하면 발사를 위해 해외에 지불한 비용은 수천억원에 이른다. 해외 발사체를 이용하게 된 이유는 간단하다. 아직 우리에게는 위성을 우주로 수송할 발사 역량이 없기 때문이다.

발사체가 없다는 것은 비용의 차원을 넘어 자주적인 우주개발의 실현이라는 보다 근본적인 문제와 직결된다. 발사체는 우주로 물체를 실어 나를 수 있는 유일한 수송수단이다. 인공위성의 발사, 우주탐사와 같은 우주 활동은 모두 발사체를 통해 이뤄지기 때문에 발사체 기술을 갖지 않고는 독자적인 우주개발이 불가능하다.

첨단의 인공위성도, 우주 영역에서의 새로운 비즈니스 창출도 발사체 기술과 발사 역량이 없으면 안된다. 문제는 발사체 기술을 독자적으로 확보한다는 것이 단 기간에 쉽지 않는다는 것이다. 수조원에 달하는 막대한 비용과 함께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심지어 이미 기술을 가진 나라들도 새로운 발사체 개발에 상당한 시간을 빼앗긴다. 일본과 유럽이 각각 개발 중인 차세대 로켓 H-3과 아리안6 로켓의 공식적인 개발 목표 기간은 8년이다.

미국, 러시아, 중국 등 오랜 발사체 개발을 통해 축적된 노하우와 숙련된 고급 기술 인력, 충분한 인프라를 갖춘 나라들도 새 로켓 개발에 7~10년 가량 시간이 필요하다. 발사체는 그 자체로 극한 기술의 총체이기 때문에 반복되는 시행착오와 숱한 시험을 거쳐 사고의 위험을 줄이고 신뢰성을 확보하는 것이 관건이다. 거기에는 그 누구도 건너 뛸 수 없는 절대적 시간이 필요하다.

일부에선 발사체 기술이 수 십 년 전부터 활용돼 오면서 이미 공개돼 있고, 따라서 새로 개발하는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릴 이유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겉만 보고 실체를 모르는 주장이다. 책이나 논문을 통해 공개된 자료들에는 기술적 핵심은 드러나지 않는다. 이미 발사체를 가진 나라들은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를 통해 발사체 기술의 이전을 철저히 통제하고 있어 혼자 힘으로 개발해 내야 한다는 점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나로호의 경험과 기술을 토대로 독자 역량으로 한국형발사체를 개발하고 있다.

발사체를 구성하는 작은 부품들의 제작과 시험은 물론 부품을 조립해 성능을 확인하는 일까지 모두 우리 기술과 방법으로 진행되고 있다. 하지만 선진국에 비해 늦게 발사체 개발을 시작해 축적된 기술 역량이 부족하고, 인력과 산업 기반도 미흡하다.

이제껏 해 보지 않은 발사체 개발과정은 많은 기술적 어려움과 시행착오를 경험해 가는 과정일 수밖에 없다. 이 과정은 발사체가 오롯이 우리의 기술로 축적돼 가는 시간이다. 발사체 개발에서 실패를 회피하고 어려움을 돌아갈 우회로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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