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칼럼
[데스크 칼럼]AI, 인류에게 축복일까? 아니면 재앙일까?
뉴스종합| 2017-11-13 11:21
영화 ‘엑스 마키나(Ex Machina)’에서는 AI의 창조자가 결국 AI로부터 죽임을 당한다. 영화속 매혹적인 AI ‘에이바’는 자신을 창조한 인공지능 분야의 천재 개발자 ‘네이든’을 죽이고, 유능한 프로그래머 ‘칼렙’은 외딴 집에 가둔채 유유히 도심으로 탈출한다.

디지털시대의 ‘환상특급’으로 불리는 영국 SF 드라마 ‘블랙미러’의 한 에피소드에는 소셜미디어에서 누군가를 함부로 비방하고 악플을 다는 수십만명의 사람들이 인공 벌떼에 의해 살해되는 소재가 다뤄진다. 인공 벌은 환경파괴로 멸종된 자연 벌을 대체하기위해 만들어진 것이지만, 군사적 목적이 숨어있었음이 나중에 드러난다. 누군가가 방어망을 뚫고 알고리즘을 해킹, 벌떼가 꽃이 아닌 사람을 공격해 죽음에 이르게하는 끔찍한 상황이 연출된다.

AI의 최극단은 아마 ‘파이널 인벤션-인공지능, 인류 최후의 발명’(제임스 배럿)이 될 것이다. 이 책은 AI가 강인공지능(AGI) 시대를 지나 초인공지능(ASI)시대가 실현되면서 2045년에 결국 인류가 멸망한다고 가정한다.

인공지능으로 인한 인류의 비극적 미래를 다룬 이 저서는 도저히 상상하기 어려운 극단적인 몇몇 상황을 가정한다. 인공지능이 상자를 탈출해 컴퓨터 기반의 모든 시스템을 장악하고 혼란과 치명상을 줄 수 있다는 가정, 스스로 인식하고 자가발전할 수 있다는 궁극의 가정, 특정단계를 지나면 AI는 더 이상 예측이 불가능한 세상으로 빠져들어 마치 우주폭발과 같은 지능폭발을 한다는 가정 등이 그렇다.

최근 AI와 관련해 인상깊으면서도 시종일관 암울하게 읽고 본 책과 영화, 드라마이다.

이들의 공통점은 AI가 진화하기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인간의 죽음이 동반된다는 대목이다.

아마 인류가 걱정하는 것이 바로 이 부분일 것이다. 일자리 침범은 이미 시작된 것이고 그 이상을 두려워하는 것이다.

현실로 돌아와보자.

2017년 5월1일은 인공지능이 인간에게 중형을 선고한 날이다. 당시 미국 위스콘신주(州) 대법원은 AI 알고리즘 자료를 근거로 형사 재판 피고인에 중형을 선고한 지방법원의 판결이 ‘타당하다’고 인정했다. 지난 7월에는 미국 뉴멕시코주에서 벌어진 폭력사건에 AI가 911에 전화를 걸어 인명피해를 막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아마존의 인공지능 음성인식 비서 ‘알렉사’를 탑재한 음향기기인 스마트 스피커가 여자 친구를 죽이겠다고 협박한 남성을 911에 신고한 것이다. AI는 이미 우리 생활에 깊숙이 들어오고 있다. 최근 국내에서도 AI 스피커가 불티나게 팔린다. 일상 속으로 깊이 파고드는 인공지능의 진화 속도는 무서울 정도다.

인공지능이 가져 올 미래는 매우 불확실하다.

AI가 일자리 파괴의 주범이 될지, 아니면 일상을 풍요롭게 하는 동반자가 될지. AI가 살상무기가 될지, 이를 지켜줄 방어막이 될지 예견이 어렵다.

기후변화협정이나 핵확산방지조약과 같이 AI 활용과 관련해 협정이나 조약을 맺어야할 날이 올지도 모를 일이다.

한가지 분명한 사실은 결국 이 같은 세상을 도래시키는 것도, 이를 제어할 수 있는 것도 인간이라는 점이다. 

kimhg@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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