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올해 북한군 귀순 3번째…북한군 상황 악화?
뉴스종합| 2017-11-15 10:36
-JSA 북한군 출신 검증하는데도…
-“자원 핵 개발 집중, 군 식량 공급 악화 가능성”
-北 내부 결속 위해 공세 않고 쉬쉬할 듯

[헤럴드경제=유은수 기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온 북한군은 왜 절체절명의 모험을 감행했을까. 상태가 위중한 북한군 병사의 귀순 경위와 배경을 두고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더구나 올해 들어 북한군의 귀순이 3번째를 기록해, 핵ㆍ미사일 기술을 과시하는 김정은 체제 북한군 내부 실상이 악화된 것 아니냐는 의문도 제기된다.

지난 13일 판문전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귀순한 북한군 병사는 귀순 과정에서 신체 5곳에 총상을 입고 현재 목숨이 위태로운 상태다. 귀순한 병사는 현재 경기도 수원 아주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어 구체적 신변을 알 수 없지만, 일반병이 아닌 부사관으로 추정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3일 판문점 공동경비구역(JSA)을 넘어 귀순하다 중태에 빠진 북한군 병사의 귀순 배경을 두고 관심이 모이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올해 들어 북한군 귀순이 벌써 3번째다. 특히 판문점 JSA에서의 귀순은 더욱 특별한 경우다. 북한군은 통상 출신이 좋고 노동당에 충성심이 높은 집안의 자녀들을 특별히 검증, 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그의 귀순 배경에 더욱 관심이 모인다.

일각에서는 북한군 내 식량 공급 등의 상황이 악화됐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박형중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김정은 체제 들어서 재래식 군대보다 핵ㆍ미사일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며 “군사 자원이 대부분 핵ㆍ미사일 쪽으로 투자 되고, 국제사회 제재에 의한 경제난이 겹쳐 군부에 대한 식량 공급이 줄어들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열악한 대우를 견디다 못해 해당 병사가 목숨을 걸고 귀순을 결심했을 수 있다는 얘기다.

또 김정은 정권이 탈북을 막기 위해 북중 접경 지역의 경비를 강화함에 따라 남쪽으로 직접 귀순하는 형태의 탈북이 늘었다는 분석도 있다. 북한에서 귀순한 주민은 올해만 총 12명으로 최근 3년 동안 가장 많다. 지난 6월 20대 남성이 김포반도 북단 한강 하구를 헤엄쳐 귀순했고, 같은 달 북한 주민 부자(父子)가 동해에서 선박을 타고 귀순하기도 했다.

이번 귀순 사건은 북한 지도층에 큰 내상을 입혔을 것으로 예상된다. 귀순하는 병사를 향해 북한군이 총격을 가했음에도 결국 우리 군이 신병을 확보해 납치설 등을 제기할 여지도 없다. 따라서 조선중앙통신, 노동신문 등 북한 관영 매체들은 이번 귀순 사건에 대해 15일 오전 현재까지 아무런 언급을 하지 않는 상태다.

전문가들은 내부 단속을 위해서 북한이 앞으로도 이번 귀순에 대한 언급을 삼갈 것으로 내다봤다. 박 연구위원은 “북한에서 문제 삼을 수록 한국에 공세하는 효과보다 북한 내부에 알려지는 효과가 더 크다”라고 설명했다.

다만 총상으로 인해 장기 오염이 심각한 북한군 병사가 혹시라도 사망에 이를 경우, 북한이 가족들을 이용해 송환을 요구하거나 사망의 원인을 한국에 돌릴 가능성이 우려되고 있다. 현재 최전방 군사분계지역에서 확성기를 통해 방송되고 있는 대북 선전 방송에 대해 시비를 걸어올 수도 있다.

yes@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