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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 칼럼-이명옥 사비나미술관장] 철거 위기의 미술관 살리기
기사입력 2017-11-15 11:38 작게 크게

얼마 전 청주 스페이스몸미술관 서경덕 관장이 필자에게 딱한 사연을 전해왔다.

청주시 흥덕구 가경동에 위치한 미술관 제 2, 3전시장이 부동산 개발회사의 택지개발과 가경서현지구 아파트 부지 도시계획선에 포함되어 철거 위기에 처했다는 얘기였다.

미술관 철거사안이 전혀 고려되지 않은 채 일방적으로 해당 관청인 청주시에 의해 도로선이 그어졌다는 서관장의 말에 필자는 충격을 받았다.

스페이스몸미술관은 박물관 및 미술관진흥법에 의해 2005년 등록된 미술관이다.

등록미술관은 설립, 운영주체별로 국립, 공립, 사립, 대학미술관으로 구분될 뿐 미술에 관한 자료를 수집ㆍ관리ㆍ보존ㆍ조사ㆍ연구ㆍ전시ㆍ교육하는 시설이라는 기능과 수행해야 할 역할 및 의무는 동일하다. 더구나 스페이스몸미술관은 평가점수가 높은 우수사립미술관이다.

2012년 한국사립미술관협회 우수인턴표창, 2016년 우수 큐레이터상을 수상하는 등 전시기획, 교육프로그램 운영, 소장품 관리, 시설 관리에서 전국사립미술관 상위권에 들어간다.

또한 지역미술 활성화에도 기여하고 있다. 미술관 개관 이후 현재까지 170여회 기획전을 개최하고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제공하는데다 소장품도 4000여점에 달한다.

특히 미술관 건물 자체가 매력적이라, 공간적 특성을 활용한 설치작업이나 실험적 작품을 하는 작가들이 선호하는 미술관으로 꼽힌다. 필자가 가장 놀랐던 점은 청주시의 이중적인 행보였다.

20년 가까이 지역사회에 뿌리내린 미술관이 철거당하는 위기에 처했는데도 외면하는 청주시는 정작 도시브랜드 슬로건으로 문화도시를 표방하고 있다.

지난 11월 4일 청주시는 ‘청주 문화도시 Build Up 종합포럼’을 개최하고 체계적이고 미래를 내다보는 문화정책 마련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문화도시 준비’에 대한 청주시의 정책 방향을 시민들에게 제시했다. 미술인들의 눈에는 전형적인 탁상 행정으로 비친다.

최근 서관장은 필자에게 도시개발 계획을 수정해달라는 내용의 민원을 청주시에 제출했다는 소식을 전하고 이렇게 말했다. “도시개발사업을 중단하라는 민원이 아니다. 서현지구 개발사업안을 보면 현재 스페이스몸미술관이 있는 일대에 어린이공원 및 운동시설 부지가 들어서는 것으로 계획되어 있다. 도로를 최소한 10m만 옮기면 미술관이 그대로 존치할 수 있다. 아파트를 건설하면 문화시설도 어차피 지어야 하는데 기존의 문화공간을 활용하면 얼마나 좋은가.”

필자는 스페이스몸미술관 철거가 청주시에서만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라고 본다.

전국 지자체들은 경쟁적으로 ‘문화예술도시’를 표방하고 문화도시 구호를 확산하는데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그러나 사업 성공의 핵심은 역점과제 제시보다 실천 의지라는 것을 인식하는 지자체가 과연 몇 군데나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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