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정치
무가베, 최후통첩 무시하고 버티기…“21일 탄핵 착수”
뉴스종합| 2017-11-21 06:05
-정오까지 무가베 퇴진 발표 없어

-집권당 “탄핵절차 이틀 정도 걸릴 듯”




[헤럴드경제=이혜미 기자] 로버트 무가베(93) 짐바브웨 대통령이 집권당이 제시한 최후통첩 기한 내 사임 의사를 밝히지 않으면서 탄핵당할 위기에 처했다.

20일(현지시간) 영국 BBC, AF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무가베 대통령은 이날 정오가 지난 시점까지 퇴진 의사를 공개적으로 밝히지 않았다.

집권당 ‘짐바브웨 아프리카 민족동맹 애국전선’(ZANU-PF)이 정오까지 퇴진하지 않을 시 탄핵을 추진하겠다고 한 최후통첩을 사실상 무시한 것이다.

앞서 미국 CNN이 소식통을 인용해 “무가베 대통령이 조건부 사임에 합의했다”고 전했지만, 관련한 발표는 없었다. 

[사진제공=AP연합]

집권당은 이날 오후 비상회의를 소집해 탄핵 절차를 논의했다.

폴 망과나 ZANU-PF 부사무총장은 “21일 탄핵 절차를 밟기 시작해 22일 위원회를 구성할 것”이라며 “탄핵 절차는 이틀 정도 걸릴 수 있고 우리는 그를 몰아낼 수 있도록 투표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무가베는 불안정의 근원이자 법치주의를 존경하지 않는 태도를 보였다”고 탄핵 이류를 밝혔다.

주요 야당인 민주변화동맹(MDC)도 21일 탄핵 추진에 동의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

짐바브웨 참전용사협회 회장인 크리스 무츠방와 역시 수도 하라레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가베를 겨냥해 “당신의 시간은 끝났다”며 “군은 뒤로 물러나 국민과 정치가 무가베를 몰아내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집권당 일부 의원은 탄핵이 무가베 대통령의 즉각 퇴진을 이끌어낼 수 없다며 이견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가베 대통령을 탄핵하려면 짐바브웨 의회 상ㆍ하원에서 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의회 양원의 다수당인 ZANU-PF는 에머슨 음난가그와 전 부통령 지지세력과 무가베 대통령의 부인 그레이스를 지지하는 파벌 ‘G40’으로 나뉜 상태다.

과거 야당이 무가베 대통령 탄핵을 추진했다가 실패한 바 있으나, 이번엔 집권당 내에서도 무가베에 반대하는 기류가 강해 탄핵이 이뤄질 가능성이 큰 것으로 관측된다.

현재 의원들이 논의 중인 탄핵 사유는 부정 축재 및 측근 부패, 권력 남용, 경제 파탄 등이다.

ham@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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