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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도 못 앉던 ‘함장석’이 그대로…서울함 공원, 디테일 “살아있네~”
뉴스종합| 2017-11-23 08:25
-서울시, 망원동 ‘함상공원’ 조성
-1900t급 ‘서울함’ 등 3척 동원
-현역 모습 그대로…디테일 생생


[헤럴드경제=이원율 기자] “대통령도 못 앉는 자리인데 이젠 누구나 앉을 수 있겠네요.”

조타실 안 ‘함장석’을 두고 나온 말이다. 원래 4성 장군은 물론 대통령이 와도 못 앉는다는 함장만을 위한 자리다. 주변을 둘러보니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동그란 조타기와 대공 레이더도 있다. 그 아래는 병사 공간이다. ‘세계 제일의 전투함’, ‘우리의 취약점은 적이 안 올 것이라고 방심하는 데 있다’는 등 문구가 보인다. 비상상황 시 바로 찾아야 할 통신기기도 곳곳 위치한다. 특유의 바다냄새도 새나오는 듯하다.

[사진=서울함 함장석 모습]
[사진=서울함 병사 침실 모습]

이곳은 실제 해군이 사용하는 함정 안이 아니다. 서울 한강사업본부가 지난 22일 문 연 함상공원 내 ‘서울함’ 내부 모습이다. 시는 이 날 마포구 망원동 망원한강공원에서 2015년 퇴역식을 갖고 ‘전역’한 1900t 호위함인 서울함과 178t급 잠수정 ‘돌고래’, 150t급 고속정 ‘참수리호’ 등으로 만든 시민공간 ‘서울함 공원’ 내부를 첫 공개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디테일’이다. 함상 3척은 시민 품에 돌아갔지만 내부는 여전히 군사시설처럼 원형을 유지하고 있었다.

핵심 시설인 102m 길이 서울함만 해도 옛 모습이 모두 남아있다. 병사 공간에는 2층 침대와 실제 해군이 쓰는 베개ㆍ담요 등을 볼 수 있는 침실, 전투식량이 있는 식당, 오랜시간 근무할 때 머리를 다듬을 수 있는 이발소를 더해 라면ㆍ과자가 가득 쌓인 ‘함상매점’도 그대로 자리한다.

[사진=서울함공원 안내센터에서 내려다본 서울함 모습]
[사진=참수리호 모습]

유재룡 시 한강사업본부장은 “우리나라 땅을 수호하던 그대로의 모습을 꾸밈없이 전해 평화와 안보의 중요성을 알리고자 했다”며 “생생한 현장으로 해군 지망생은 물론 평소 함상에 관심없던 방문객의 시선도 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디테일은 서울함에 이어 잠수정 ‘돌고래’, 고속정 ‘참수리호’로도 이어진다.

특히 잠수정은 그간 보안문제로 내부구조 공개가 엄격히 제한돼 왔다는 점에서 더욱 의미 깊다. 이번 돌고래호는 ‘퇴역 잠수정’이란 조건 덕에 공개 승인이 이뤄졌다는 후문이다. 내부를 살펴보니 조종실과 함께 발전기, 어뢰발사관 등도 모두 원형을 간직하는 중이었다. 직접 손으로 만지면서 조작도 가능했다. 참수리호에서는 제2연평해전 전사자인 고 윤영하 소령 이름을 딴 ‘윤영하함’, 중국의 첫 자체개발 항공모함 ‘산둥호’ 등 국내ㆍ외 대표 군함 18척에 대한 전시도 마련돼 있었다.

[사진=돌고래호 모습]
[사진=돌고래호 내부 모습]

돌고래호ㆍ참수리호는 인근 485㎡ 규모로 세워진 안내센터와도 이어진 구조였다. 센터는 우리나라 군함 등을 와이드스크린 5개로 비춰주는 1층, 한강 역사와 발원지 등을 볼 수 있는 2층, 서울함의 모습을 한 눈에 볼 수 있는 옥상으로 구성됐다.

시는 디테일을 더욱 살릴 관광 프로그램도 구상 중이다. 본부 관계자는 “실제 이곳에서 생활했던 퇴역군인 등을 초청, 방문객에게 함상을 소개하는 투어 프로그램을 검토 중”이라며 “이 밖에 군인들의 ‘홈 커밍데이’ 등 소소한 행사도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개장식은 이 날 오후 1시30분 박원순 서울시장과 박홍섭 마포구청장, 해군본부 관계자 등 3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서울함 공원은 내달 3일까지 시범 운영에 들어간다. 평소 입장료로 성인 3000원, 청소년ㆍ군인 2000원, 어린이 1000원 등을 받을 예정이나, 이 기간에는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유 본부장은 “서울함 공원을 영등포구 양화동 선유도공원, 여의도동 밤섬 등과 연계해 한강의 새 관광명소로 만들겠다”고 말했다.

yul@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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