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일반
포항여고 찾은 문대통령 “김외숙 법제처장” 언급하자 학생들 ‘환호’
뉴스종합| 2017-11-24 15:36
-작년 경주지진 때 경남 양산자택에 금이 간 사연도 전해

[헤럴드경제=이슈섹션] 문재인 대통령이 지진 피해를 입은 포항을 24일 방문해 전날 대학수학능력시험을 치른 포항여고 학생들을 만나 얘기를 나눴다.

문 대통령이 이날 오전 임종석 청와대 비서실장 등과 포항여고 교문으로 들어서자, 방문 일정을 몰랐던 교사와 학생들이 환호성을 지르며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었다.

문 대통령은 차에서 내려 최규일 교장, 엄기복 교감과 함께 학교 곳곳을 둘러본 뒤 건물 안으로 향했다. 최 교장은 이번 지진으로 일부 건물에 균열이 생겼고 학교 뒷산도 무너졌다고 설명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전 포항여고를 방문해 수능을 마친 고3 학생들과 기념촬영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건물을 둘러본 뒤 교실에 피해가 생겨 다른 교실로 옮긴 3학년 9반, 10반 학생들을 만났다.

문 대통령은 학생들에게 “어제 수능은 잘 치렀어요?”라고 물었고, “워낙 중요한 시험이고 긴장되니까 평소 실력보다 못 치는 게 정상”이라며 밝은 미소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대피생활도 하고 여진 때문에 제대로 공부도 못했을 것”이라면서 “오히려 역경이 더 좋은 결과를 낳는 경우가 많다”고 격려했다.

또 자신이 부산에서 변호사로 일하던 시절 동료였던 김외숙 법제처장이 포항여고 출신이라고 언급하자 학생들은 환호했고 분위기는 더 화기애애해졌다.

“수능 연기 결정이 어땠어요?”라는 문 대통령의 물음에 학생들은 “좋았어요”라고 답했다.

한 학생은 “지진이 나고 정신을 차려보니 저녁 7시 정도여서 불안감이 컸는데 수능이 연기됐다는 소리를 듣고 너무 다행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 선생님이 “수능을 정상적으로 치른다는 소식에 가슴이 아파 다른 일을 못 했는데 수능이 연기됐다는 이야기를 듣고 현장 상황에 귀를 기울여주신 데 감동했다”고 말하자 일부 학생들이 울먹이기도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동남아 순방에서 돌아오는 비행기 안에서 지진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큰 걱정이 수능이었다”면서 “전체 수험생의 1%도 안 되지만 포항 학생들을 위한 공정함 이런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연기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해 경주지진 당시 경남 양산에 있는 집에 금이 갔다는 이야기를 전하면서 “그 불안했던 마음들을 누구보다 생생하게 잘 느끼고 있다”며 학생들과 공감대를 이뤘다.

학교의 한 직원이 ‘대학 가기 전 꼭 해봤으면 좋겠다는 것을 말씀해달라’고 부탁하자 문 대통령은 여행과 독서를 꼽았다.

문 대통령은 “‘입시, 입시’ 하느라 어디 가보지도 못했을 텐데 굳이 해외여행까지 생각하지 않아도 국내에 가보고 싶은 곳을 리스트로 만들어 다녀보면 좋겠다”며 “외국에 나가는 것은 우리 집이 최고라는 걸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말했다.

학교 측에서는 ‘나그네’라는 단어로 삼행시를 준비해 웃음꽃을 피웠다.

학생들이 ‘나’와 ‘그’를 이용해 각각 운을 띄우자 문 대통령은 “나는 그대들을 사랑합니다. 그대들도 나를 사랑합니까”라고 읽어 내려갔고 학생들은 마지막에 ‘네’라고 말했다.

대화가 끝나고 문 대통령은 단체 기념사진을 찍자고 제안했고 문 대통령과 학생들은 손으로 하트 모양을 만들어 기념촬영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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