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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판매허가 받았지만…갈 길 먼 생리컵
기사입력 2017-12-08 09:30 작게 크게
- “생리대 선택권 넓어져 환영“
- 안전성ㆍ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여전

[헤럴드경제=정세희 기자]“환영하지만 여전히 불안하다”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생리컵의 국내 판매를 허가한다고 밝힌 가운데 새로운 대안생리대 선택권을 환영하는 목소리와 생리컵에 대한 불안감이 엇갈리고 있다.

8일 식약처에 따르면 미국에서 제조한 생리컵 ‘페미사이클’(Femmycycle)의 국내 판매가 가능해졌다. 생리컵은 인체에 삽입해 생리혈을 받아낼 수 있는 실리콘 재질의 여성용품으로 생리대를 대체할 수 있는 제품이다. 일회용 생리대에 비해서 독성물질이 적고 한번 사면 최대 2년을 사용할 수 있어 경제적인 장점을 갖고 있다.

생리컵 ‘페미사이클’(Femmycycle) 사진. [사진제공=식품의약품안전처]


국내에서도 생리컵이 들어온다는 소식에 여성소비자들은 늦었지만 다행이라는 반응이다. 일회용 생리대 유행성 논란이 불거지면서 대안생리대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지만 한국에서는 생리컵을 구하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서울 종로구의 김모(24) 씨는 “미국에서 유학할 때 이미 생리컵을 접했었다. 한국에는 알려지지 않아 답답했는데 이번에 공식수입돼 좋다”고 말했다.

그러나 생리컵이 보편적으로 사용하게 되려면 여전히 갈 길이 멀다는 목소리도 크다.

먼저 아직 생소한 생리컵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이 걸림돌이다. 생리컵이 공식 허가된다는 소식에 온라인을 중심으로 각종 유언비어가 나돌았다. ‘생리컵을 쓰면 처녀성을 잃을 수 있다’, ‘생리컵이 여성 질을 훼손시킨다’는 내용이 대표적이다. 그러나 이는 여성 생식기에 대한 잘못된 인식으로 생리컵과 탐폰 모두 성경험 여부와 상관없이 사용할 수 있고 여성 질 손상을 유발하지 않는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각종 유언비어에 여성소비자들은 “여성을 성적인 존재로만 바라보는 일부 혐오적 표현에 불쾌하다”고 호소하고 있다. 서울 마포구의 손모(28) 씨는 “생리컵을 사용하기도 전에 남녀싸움으로 번져 전쟁부터 치르게 됐다”며 “이제 막 대안생리대에 대한 소비자 선택권이 생기는 중요한 시기에 찬물을 끼얹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생리컵에 대한 두려움은 여성소비자 내부에서도 목격된다. 온라인 커뮤니티에는 “초등학생 자녀에게 생리컵을 사용해도 될까요?”, “몸 안에 들어가는 것이니 더 안 좋지 않을까요?” 등 걱정을 호소하는 글이 다수 올라오고 있는 상태다.

실제 생리컵을 사용하면서 겪는 불편함도 거론된다. 생리컵은 사용 전 깨끗한 물로 세척한 후 끓는 물에 약 5분간 소독해야 한다. 특히 외출 시 공중화장실에서 물에 헹구는 일은 불편할 수밖에 없다.

생리컵 역시 부작용으로부터 완전히 자유롭지 않다. 생리컵 사용 중 알러지 반응, 이물질로 인한 불쾌감이나 통증 등의 부작용이 나타날 수 있고 드물지만 독성쇼크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생리컵이 모든 사람에게 생리대의 대안이 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생리컵을 써봤지만 통증을 견디지 못하고 다시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는 여성들도 다수다. 서울 마포구의 한모(32) 씨는 “생리컵이 좋다고 해서 직구로 사용해봤지만 너무 아프고 세척을 위해 생수통을 들고 다니는 것도 번거로웠다”며 “결국 몸에 안 좋은 것을 알면서도 일회용 생리대를 사용하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생리컵 도입과 별도로 일회용 생리대 안전성을 높이는 노력이 필수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안소영 여성환경연대 사무처장은 “생리컵이 국내에서 생산하고 더 많은 사람이 쉽게 사용할 수 있는 것은 환영한 일이지만 이것으로 생리대 안전성이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며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는 일회용 생리대에 대한 유해성이 해결되지 않은 상황에서 생리컵은 여성에게 제한적인 대안일 수밖에 없다. 아직 해결되지 않은 일회용 생리대 유해성 문제에 대해서도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고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sa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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