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활짝 웃는 의원들 속…‘피눈물 난다’던 이국종 교수
뉴스종합| 2017-12-08 11:02
[헤럴드경제=이슈섹션]이국종 아주대병원 권역외상센터장이 나경원 의원이 주최한 세미나에 초청돼 지난 7일 국회에서 강연을 가졌다.

이날 이 센터장은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이 증액됐지만 실제로 예산 지원이 절실한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의 말단부까지 내려오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강연 후 이 센터장은 주최자인 나 의원등 세미나에 참석한 국회의원들과 기념 촬영을 했지만 환하게 웃으며 파이팅 포즈까지 취한 의원들과 대조되게 웃음기 없는 씁쓸한 표정을 지어 눈길을 끌었다.

지난 7일 오전 국회의원회관에서 외상센터의 역할을 주제로 열린 조찬세미나 ‘포용과 도전’에서 자유한국당 나경원 의원(앞줄 오른쪽 첫번째) 등 참석자들과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이 센터장은 절실한 심정에 국회를 찾아 강연을 통한 호소를 했지만, 세미나 주최자인 나 의원이 속한 자유한국당 의원들과의 기념촬영이 썩 내키지 않았을 만한 이유는 충분해 보인다.

이날 나경원 의원은 “자유한국당의 요청으로 200억원 이상 증액된 2018년도 중증외상전문 진료체계구축 예산이 과연 필요한 곳에 제대로 쓰일 수 있을까 많은 우려가 된다”고 했다.

또한 문재인 정부가 권역외상센터 같은 민생 관련 현안을 등한시 한다며 꾸짖기까지 했다.

그러나 이는 사실과 다르다. 예산 증액은 여야 3당 합의로 결정됐다. 한국당의 요청으로 증액됐다는 말은 사실이 아니다.

이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2018년 정부 예산안 처리를 앞두고 권역외상센터 관련 예산을 증액하겠다는 입장을 밝힌바 있다.

또한 내년도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구축 예산이 감액된 것도 문재인 정부의 탓으로 볼 수 없다.

당초 올해도다 증액된 보건복지부의 중증외상 진료체계 구축 지원 예산안은 기재부가 이 사업 관련해 지속적으로 불용예산이 발생했다며 40억원 가까이 깎은 것이다.

불용예산이 발생한 이유는 권역외상센터 공모에 지원하는 병원이 없어 설립비로 지원해야 할 예산이 쓰이지 못했거나 전담의사를 구하지 못해 관련 인건비(1인당 연간 1억2,000만원)로 지원해야 할 예산을 쓰지 못했기 때문으로 박근혜 정부에서 발생했던 일이다.

또한 ‘이국종법(개정 응급의료법)’은 지난 18대 국회 당시 야당이었던 ‘통합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이 주도해 발의했다.

권역외상센터 설립을 위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서 보건복지부가 전국적으로 17개 권역외상센터를 설립하는 방안을 추진할 수 있었다.

지난 2011년 삼호쥬얼리호 석해균 석장 치료를 계기로 권역외상선터 설치 여론이 높아졌을 때도 당시 여당이던 새누리당은 권역외상센터 설립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았고, 법개정에도 적극적으로 나서지 않았다.

북한 귀순병사 사건으로 다시금 이국종 교수를 통해 권역외상센터의 열악한 상황이 조명을 받고 중증외상환자 진료체계 구축 문제가 언론을 통해 적극적으로 다뤄지자 뒤늦게 정치권이 나선 것이다.

onlinenews@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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