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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 뉴스테이, 계약포기 속출…“文서 후분양 유도해야”
부동산| 2017-12-11 09:59
‘묻지마’ 분양...입주시점 ‘실망’
박근혜 정부 치적 자랑 ‘꼼수’

[헤럴드경제=김성훈 기자] 기업형 민간임대주택인 뉴스테이는 판매 목적의 일반 분양 아파트처럼 착공 시점에 입주자를 모집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선분양의 장점으로 꼽히는 건설사의 사업자금 조달 효과나 수요자의 주택 자금 분산 효과가 크지 않은 대신 단점은 커 후분양으로 유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롯데건설이 서울 금천구에 짓는 ‘독산역 롯데캐슬 뉴스테이’는 이달 입주자를 모집하지만, 입주는 4년 뒤인 2021년 5월 예정이다. 계룡건설이 지난 6월 입주자를 모집한 경기도 ‘시흥장현 리슈빌 더 스테이’도 2년 뒤인 2019년 7월 입주가 예정돼 있다. 세대수가 적거나 소형평형 위주의 공급이 아니라면 대체로 선분양으로 진행된다.

[사진=얼마 전 분양한 ‘독산역 롯데캐슬 뉴스테이’ 견본주택]

‘독산역 롯데캐슬 뉴스테이’는 전용 59㎡를 계약할 시 500만원의 계약금만 내고, 중도금 없이 나머지 임대보증금 1억7500만원을 입주시점에 낸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뉴스테이는 계약금이나 중도금에 대한 명확한 규정이 없어서 건설사마다 다르다”며 “소액의 계약금만 받는 경우가 많아 사업자금조달 효과는 작다”고 말했다.

오히려 선분양으로 수요자들은 주택의 품질이나 자신이 몇년 후에 어디에 살게 될지 등 불완전한 정보를 가지고 계약을 해야 한다.

뉴스테이 제도를 도입했던 2015년에는 전세난이 심각했지만, 현재는 전세시장이 안정돼 있을 뿐만 아니라 수도권 남부 지역에서는 역전세난이 우려될 정도로 시장 상황이 바뀌었다. 이에 동탄에서 분양한 A 뉴스테이의 경우 주변 임대료가 떨어지는 바람에 오히려 비싼 아파트로 전락한 상황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계약금이 적어 위약금 부담이 덜해 계약을 포기하는 경우도 많다”며 “건설사들은 수시로 입주자를 모집해야 하는 부담이 있다”고 말했다.

이러한 문제 때문에 LH공사 등의 공공임대주택은 별도로 적정 분양 시점에 관한 내부규정을 둬 입주시점으로부터 길어야 1년6개월 전에 분양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 관계자는 “임차인, 특히 청년층일수록 3~4년 뒤를 장기적으로 내다보고 거주를 결정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입주 수개월 전에 분양하는 것이 일반적”이라 말했다.

일각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뉴스테이 성과를 홍보하기 위해 선분양을 유도했다고 지적한다. 입주 시점까지 기다리면 공급량 증대 치적을 곧바로 자랑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뉴스테이는 문재인 정부에서 ‘공공지원임대주택’으로 손질된다. 그러나 여전히 입주자 모집 시점에 대해서는 명확지 않다. 전문가들은 후분양제 필요성을 지적한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실수요자를 위한 임대사업이니만큼 후분양을 유도하되, 사업자에게 불이익이 되지 않도록 혜택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paq@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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