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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갗 파고드는 한파, 고혈압등 만성질환자 ‘건강위험 주의보’
라이프| 2017-12-13 08:55
-질병관리본부, 한랭질환 노출 주의 당부
-만성질환 고령자 저체온증 위험 높아
-야외활동 자제, 외출 시 방한용품 착용


[헤럴드경제=손인규 기자]# 70대 이모씨는 지난 주말 결혼식이 있어 외출을 했다가 아찔한 경험을 했다. 날씨가 매섭도록 추웠지만 옷을 두껍게 입지 않은 바람에 추위에 몸이 얼었다가 갑자기 따뜻한 실내로 들어가는데 손발에 감각이 없고 머리가 띵하며 몸의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기 때문이다. 이씨는 혈압이 높아 갑작스럽게 변하는 온도에 건강한 사람보다 취약한 편이다.

연일 매서운 겨울 날씨가 이어지면서 한랭질환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만성질환을 가진 어르신의 경우 한랭질환에 취약할 수 있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질병관리본부(본부장 정은경)는 전국적인 한파가 예보되자 추위로 저체온증, 동상, 동창 등 한랭질환 피해가 발생하지 않도록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13일 당부했다.


질병관리본부가 전국 524개 응급실을 대상으로 한랭질환 감시체계를 운영한 결과 12일 현재 52명의 한랭질환자가 발생했고 이 중 3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한랭질환이란 추위가 직접 원인이 되어 인체에 피해를 입힐 수 있는 질환 모두를 통칭한다. 12월 1일부터 10일까지 한랭질환 감시 결과 한랭질환은 체온이 35℃ 이하로 떨어져 정상체온을 유지하지 못하는 저체온증이 73.2%로 가장 많았고 연령대는 65세 이상이 41.5%로 많았다. 또 음주상태에서 발견된 비율이 높았다.

저체온증이 발생하면 말이 어눌해지거나 기억이 잘 나지 않고 의식이 흐려지거나 팔다리에 심한 떨림 증상이 나타난다. 질병관리본부는 “장시간 추위 노출, 과도한 음주는 저체온증 등 한랭질환 사고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특히 주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 해 한랭질환 감시체계로 신고된 환자 총 441명 중에도 저체온증 환자가 83.7%(369명)로 가장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저체온증 환자는 남성이 68%(251명)로 여성(32%, 118명)보다 월등히 많았고 65세 이상 고령층이 40.1%(148명)였으며 음주를 한 경우가 32.2%(119명)였다.

특히 고혈압, 심뇌혈관질환, 당뇨 등 만성질환을 가진 고령자는 한파에 노출될 경우 체온유지에 취약해 저체온증의 위험성이 높아진다. 자칫 무리한 신체활동을 할 경우 혈압상승으로 인한 심뇌혈관질환이 발생하거나 악화될 수도 있다. 김병성 경희의료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추운 날씨에는 신체 끝 부위인 손, 발, 코, 귀 등은 혈액순환이 잘 되지 않아 동상의 위험이 있다”며 “특히 당뇨병 등 순환기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나 노인, 어린이의 경우 한랭질환에 더 취약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랭질환 예방을 위해선 가벼운 실내운동과 적절한 수분 섭취, 고른 영양을 갖춘 식사를 해야 한다. 실내 적정온도는 18~20를 유지한다. 질병관리본부는 “날씨가 추울 때는 가급적 야외활동을 자제하고 만약 외출을 하게 된다면 장갑, 목도리, 모자, 마스크 등으로 철저히 방한을 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추운 날씨에 몸이 떨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즉시 따뜻한 담요 등으로 보온을 해주고 따뜻한 실내로 옮겨야 저체온증, 동상 등을 막을 수 있다”고 말했다.

iks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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