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문제
北김정은 집권 6년…핵ㆍ미사일 개발 가속화, 北고립 자초
뉴스종합| 2017-12-17 08:34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아버지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한지 6년이 됐다. 김정일이 사망한 즉시 김정은은 북한을 이끌 차기 지도자에 등극했다. 김정일이 2011년 12월 17일 사망한 뒤 12월 30일 북한군 최고사령관에 추대돼 본격적인 3대 세습의 시작을 알렸다. 



이듬해 노동당 제1비서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오른 뒤 지난해 36년 만에 열린 노동당 7차 대회를 통해 당 기구들을 대대적으로 개편하고 자신은 노동당 위원장에 추대되면서 명실상부한 김정은 시대를 선포했다. 김정은은 대내적으로 북한 지도부에는 공포정치로 권력체계를 굳건하게 하고 북한 민간을 향해서는 한없이 부드러운 ‘경제적 지도자’의 이미지를 어필해왔다. 하지만 외국에서 이복형 김정남을 암살하고, 핵ㆍ미사일 개발에 올인하는 그의 무모한 행보는 국제사회가 그를 ‘광적 독재자’로 인식하게 했다.

김정은의 지난 6년 정권은 ‘핵무력 완성’으로 정리할 수 있다. 김정은은 집권 이듬해인 2012년 4월 장거리 로켓 ‘은하 3호’를 발사한 것을 시작으로 해를 거듭할수록 핵ㆍ미사일 도발의 가속 페달을 밟았다.

지난 6년간 발사한 탄도미사일만 모두 41차례에 걸쳐 61발. 올해에만 15번에 걸쳐 20발의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핵실험도 2013년 2월에 이어 2016년 1월과 9월, 올해 9월 등 4차례 있었다. 지난해 9월 5차 핵실험 이후 핵탄두의 소형화ㆍ경량화ㆍ다종화에 성공했다고 주장한 북한은 운반체인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매진했고, 지난달 29일에 고각으로 쏘아 올린 ICBM급 미사일 ‘화성-15’ 형은 최대 4475㎞ 높이까지 날아올라 950㎞를 날아갔다. 정상각도로 발사했다면 사거리가 1만3000㎞에 이르러 미국 워싱턴까지 사정권에 들어간다는 분석이 나왔다. 당일 북한은 정부성명을 통해 ‘핵무력 완성’을 선포했다.

물론 재진입 기술은 미진하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북한의 ICBM은 이미 현실화된 위협이다.

북한은 핵ㆍ미사일 기술 고도화의 대가로 국제사회의 강도 높은 제재에 직면해야 했다. 지난 9월 북한의 6차 핵실험에 따라 채택된 대북 결의 2375호는 대북 유류 공급을 기존 대비 30%가량 차단했고 북한산 섬유제품의 수입도 금지했다. 북한 노동자에게 신규 노동허가증을 발급하는 것을 금지하고 기존 계약에 따라 일하고 있는 노동자는 계약 기간 만료 시 이를 연장하지 못하도록 하는 내용도 담겨 있다. 북한의 주력 수출품인 석탄을 비롯해 철ㆍ철광석 등 주요 광물과 수산물의 수출도 지난 8월 채택된 대북 결의 2371호에 따라 차단됐다. 이런 일련의 제재로 북한의 외화 수입은 상당히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김병연 서울대 교수는 “북한은 일반의 인식과는 달리 무역의존도가 50% 이상일 정도여서 제재가 만능은 아닐지라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특히 일반 주민들도 수입의 상당 부분을 시장에서 얻고 있어 영향이 없을 수 없다”고 말했다. 제재가 상당기간 지속한다면 주민들의 불만이 쌓여 김정은 정권의 위협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일각에서 나온다.

전문가들은 북핸의 핵ㆍ미사일을 놓고 북한과 미국이 ‘시간 싸움’에 들어갔다고 분석했다. 고명현 아산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북한이 재진입 기술은 검증하지 않은 시점에서 ‘핵무력 완성’을 강조한 점을 보면 대화의 전환점을 빨리 마련하고자 하는 의도가 보인다고 볼 수 있다”며 “제재가 효과를 보이기 시작했다는 반증”이라고 말했다. 조명균 통일부 장관이 지난 14일 ‘한국외교안보포럼’ 창립식 축사에서 “북한의 핵무력 완성 선언이 대화로 환경이 변화되는 계기가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가져본다”고 말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munjae@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