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막오른 한미FTA 개정협상, 균형이 화두
뉴스종합| 2018-01-05 11:00
산업통상자원부 유명희 통상정책국장을 수석대표로 한 우리측 협상단이 워싱턴 D.C. 현지에서 마이클 비먼 무역대표부(USTR) 대표보가 이끄는 미국 협상단과 5일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개정협상에 착수했다.

양국이 들고 나올 카드는 거의 윤곽이 드러나 있다. 미국은 무역적자가 큰 자동차의 비관세장벽 해소와 자동차ㆍ철강의 원산지 기준강화, 농축산물 시장개방 등을 요구할 가능성이 크다. 우리측은 한미FTA의 대표적 독소 조항으로 꼽혀온 투자자-국가분쟁해결제도(ISDS) 개선과 국내 농축산업계가 요구한 미국산 쇠고기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발동 기준 완화 등을 무기로 협상에 나선다.

언제 타결될지 알 수 없지만 앞으로 3~4주 간격으로 진행될 이번 협상에서 절대 놓치지 말아야 할 화두는 균형이다. 국가 간 협상에서 100% 승리란 있을 수 없다. 한미 FTA도 마찬가지다. 양보할 것은 양보하되 꼭 필요한 분야는 확실히 챙기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우리가 협상에 수세적일 이유도 없다. FTA 개정협상을 염두한 우리의 노력은 결실을 거뒀다.

지난해 전체 대미 수입액은 506억5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2% 늘었다. 지난해 미국에서 들여온 천연가스·기타 석유제품 규모는 1년 전보다 121.9% 증가했다. 반도체 제조용 장비 수입도 102.8% 늘었다. 반면 수출은 686억2000만 달러로 전년보다 3.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그 결과 지난해 대미 무역수지는 179억7000만 달러 흑자를 기록했다. 1년 전보다 22.7%나 줄어든 것이다.

우리의 전체 무역수지 흑자에서 미국이 차지하는 비중 역시 종전 50%나 됐지만 지난해 18.8%로 줄었다. 여기에다 일방적인 적자상태인 지식재산권, 법률, 관광 등 서비스교역과 무역통계에 잡히지 않는 미국 무기 수입까지 감안하면 이제 양국간 무역 불균형은 상당부분 해소된 것이 사실이다. 미국이 전면 개정에 필요한 무역촉진권한법(TPA) 절차를 밟지 않아 이번 FTA 협상이 우리 희망대로 부분 개정으로 진행되는 것도 이와 무관하지 않다.

FTA는 우리 수출의 원동력이다. 지난해 11월까지 FTA 발효 52개국에 대한 수출은 3803억5100만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19.6% 늘어났다. 같은 기간 우리나라 전체 수출증가율 16.5%보다 훨씬 높은 수치다. FTA 체결국 대상 수출이 우리나라 수출 성장세에 절대적으로 기여했다는 얘기다. 한미 FTA 개정협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어야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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