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사설]남북대화 北의 비핵화 의지 담겨야 비로소 의미
뉴스종합| 2018-01-08 11:32
남북 고위급 회담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남북이 2년여만에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는 것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를 논의하기 위해서다. 물론 우리 정부도 평창 올림픽 논의에 집중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그 이상의 성과도 기대하는 눈치다. 더욱이 북한의 실세 인사가 평창 올림픽 대표단을 인솔하게 되면 대회 기간중 북핵과 남북 관계의 획기적 진전을 가져오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분위기도 희망적이다. 우선 지금까지의 과정이 매우 순조롭다. 우리 정부가 6일 조명균 통일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하는 대표단 명단을 전달하자 북한은 다음날 리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을 단장으로 한 대표단 명단을 곧바로 통보해 왔다. 대표단 구성도 기대감을 갖기에 충분하다. 통일부 장ㆍ차관이 이례적으로 동시에 회담에 투입된다. 평창 올림픽을 넘어 남북관계 개선이라는 보다 큰 의제로 논의가 확대될 수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때 마침 불어온 미국발 훈풍도 반갑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4일 문재인대통령과의 통화에서 한미군사훈련 연기를 합의한 데 이어 주말 기자회견에서 최근 남북 대화 무드에 대해 “100% 지지”의 뜻을 밝혔다. 나아가 북한의 김정은 노동당위원장과 당장이라도 통화를 할 의향이 있음도 내비췄다. 남북 대화가 북한 핵 해결을 위한 디딤돌로 작용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이번 회담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도출되면 북핵 해법을 논의하는 북미 회담으로 열릴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 정부를 비롯한 국제사회가 이번 회담에 전향적인 모습을 보이는 것은 한반도 위기가 더는 진전되지 않아야 한다는 의지의 표현이라 할 수 있다. 반면 북한은 숨조차 쉴수 없게 목을 죄오는 경제 제재의 늪에서 벗어나 어떻게든 경제의 숨통을 틔워보려는 의도가 깔려있다. 바라보는 시각은 다르지만 결국 귀착점은 핵 문제다.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미국과 국제사회는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는 여전히 단호하다는 점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남북대화에 지지를 보내지만 북한이 과도한 요구를 하게 되면 언제든 강경 기조로 돌아설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천리길도 한 걸음부터다. 이번 회담은 북한 올림픽 참가와 안전하고 성공적인 대회를 위한 논의가 우선이다. 그리고 서로 하나씩 단계적으로 논의의 수준을 높여야 한다. 무엇보다 북한은 국제사회의 건전한 일원으로 복귀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라는 점을 간과해선 안된다. 자칫 무리한 요구로 판을 깬다면 다시 자리를 마련하기는 불가능할지도 모른다. 그런 일은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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