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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S2018 현장돋보기] 자율주행ㆍ친환경차 모두 ‘투트랙’으로…현대차 “이분법 안된다”
라이프| 2018-01-16 07:16
- 인텔(모빌아이) 동맹ㆍ엔비디아 동맹 두 진영과 모두 협력
- “수소차ㆍ전기차도 이분법 안 돼”…두 마리 토끼 다 잡는다


[헤럴드경제=배두헌 기자] “전기차냐 수소차냐”, “인텔(Intel)이냐 엔비디아(NVIDIA)냐”

이 양자 대결은 최근 미래 자동차 이슈에서 완성차 회사들에게 제기되는 물음이다.

친환경 자동차 시장은 전기배터리를 사용하는 순수전기차(EV)와 수소 연료를 사용하는 수소차(FCEV) 두 축으로 나뉘어 발전하고 있고, 자율주행 기술도 중앙처리장치(CPU) 업체인 인텔과 그래픽처리장치(GPU) 업체 엔비디아 양대 진영으로 나눠져있기 때문이다.

정의선 현대자동차 부회장(왼쪽)이 지난 9일(현지시간) CES 2018에서 인텔의 자회사인 모빌아이(Mobileye) 전시장을 둘러보고 있다. 모빌아이는 인텔이 작년 3월 153억 달러(16조2000억원)에 인수한 자율주행 인지분야 최고 기술력을 보유하고 있다. 정 부회장은 이날 브라이언 크르재니치 인텔 CEO와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 겸 인텔 수석부사장을 만나 의견을 교환했다.

실제 대부분의 완성차 회사들이 어느 한 쪽에 무게중심을 두고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친환경차의 경우 현대자동차와 도요타, 혼다 등 세 회사는 수소차 기술을 갖고 있지만, 대다수 완성차 업체들은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다.

자율주행 기술에서도 폭스바겐, 벤츠, 도요타 등은 빅데이터 처리와 차량용 인공지능(AI) 기술에서 강점을 보이는 엔비디아와 협력관계를 맺고 있고, BMW, 피아트크라이슬러 등은 인텔 진영과 손을 잡고 있다.

하지만 현대차의 대답은 두 질문 모두 “둘 다 한다”이다. 어떤 것이 나은지 따져 한 쪽을 택하는 이분법이 잘못된 접근방식이기 때문에 친환경차든 자율주행 동맹이든 ‘투 트랙(two track)’ 으로 가야한다는 결론이다.

CES 2018 개막 전날인 지난 8일(현지시간) 양웅철 현대차그룹 연구개발총괄 부회장이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오른쪽부터)정의선 현대차 부회장, 크리스 엄슨 오로라 CEO, 양웅철 현대기아차 연구개발총괄담당 부회장, 루크 동커볼케 현대디자인센터장(부사장), 이기상 현대차 환경기술센터장(전무)이 차세대 수소전기차 넥쏘(NEXO)를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실제 지난 9~12일(이하 현지시간) 열린 세계 최대 ITㆍ가전쇼 CES 2018에서 만난 현대차의 최고위 의사결정자들은 모두 이같은 ‘투트랙’ 전략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언행을 보였다.

▶인텔ㆍ엔비디아 수장 모두 만난 정의선=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CES 기간 중 인텔과 엔비디아 진영 모두와 교류했다.

개막을 이틀 앞둔 7일 저녁엔 엔비디아의 미디어 컨퍼런스에 참석했다. 예정된 시간을 넘겨 2시간 가까이 진행된 행사 내내 자리를 지켜 눈길을 끌었다. 정 부회장은 엔비디아와의 협력을 묻는 질문에 “하고 있다”고 답했고, 인텔과의 협력을 묻는 질문에도 “잘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개막 이후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따로 만나 의견을 나눴다.

9일엔 모빌아이 전시장을 방문해 브라이언 크르재니치 인텔 CEO와 암논 샤슈아 모빌아이 CEO(인텔 수석부사장 겸직)를 만났다. 모빌아이는 인텔이 지난해 3월 153억 달러(16조2000억원)라는 거금을 들여 인수한, 자율주행 인지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유한 회사다.

양웅철 현대차그룹 부회장은 8일 기자간담회에서 “자율주행도 두가지 부분이 있다. 첨단운전자지원시스템(ADAS)이나 레벨2+ 정도까지는 모빌아이의 방법론이 더 좋다고 얘기되고, 엔비디아는 좀더 영상을 다양하게 활용하는 조금 더 풀 자율주행에 가까운 방법론으로 가고 있다”며 “우리는 양쪽 다 가기 때문에 두 회사 모두와 깊이 협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CES서 차세대 수소차 ‘넥쏘’ 공개한 현대차, “전기차ㆍ수소차 이분법 안돼”= 현대차는 친환경차 전략도 자율주행과 마찬가지로 ‘투트랙’이다. 전기차나 수소차 하나를 선택해 '올인'하는 게 아니라, 둘 다 철저하게 준비해 앞으로의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정 부회장은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전기차는 전고체 배터리가 되더라도 주행거리가 1000㎞가 안되지만 수소차는 1000㎞까지 갈 수 있다”며 “정부 지원을 통해 수소 비용이 낮아지면 저 같으면 수소차를 탈 것 같다”고 말했다.

양 부회장도 “수소차와 전기차를 따로 보는건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며 “전기차는 가벼운 차와 단거리용, 수소차는 무거운 차와 장거리용으로 활용하며 프로모션해 공존하는 것이지 딱 구분을 하면 놓치는 게 너무 많다”고 했다.

한편, 현대차그룹은 이번 CES에서 자율주행 전문기업 오로라와의 공동 프로젝트를 공개하면서도 수소차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양사는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내 레벨4 자율주행을 구현하겠다는 목표를 내놨는데 최우선 적용 차량은 수소차인 ‘넥쏘’다. 두 회사 모두 자율주행차 구현에 있어 전기차보다 수소차가 적합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양 부회장은 “전기차 자율주행의 한계를 잘 아는 크리스 엄슨 오로라 CEO가 수소차에 꽂혔다”고 설명했다.

badhone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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