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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게임시장 투자부흥기 예고] 민간투자로 자금 유동성 개선, 산업 기반 강화 '최적기'
게임세상| 2018-01-16 13:47


- 가파른 성장세 바탕 국내 게임산업 '재조명' 
- 게임사ㆍVC 등 민간 투자 활성화 기조 '명확'
- 투자자금 활용한 산업 인프라 확대 '기대감'
- 실적 및 정보 불확실성 개선이 핵심 '과제'


찬바람이 불던 국내 게임업계 투자시장에 2018년 따뜻한 훈풍이 불어올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게임업계 빅3를 비롯해 중견 게임사, VC(벤처캐피탈), 크라우드 펀딩 등이 적극적인 게임사 투자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투자에 나선 게임사들은 글로벌 시장 진출, 자사 개발 역량 강화 등을 목표로 국내외 개발사 인수합병(M&A)를 준비 중이며, VC와 일반 투자자들도 국내 게임산업의 꾸준한 매출 성장세와 IPO(기업공개) 성공 사례를 통해 가치 재평가에 돌입했다.
게임산업 투자 움직임에 대해 관련업계는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대형게임사로 매출이 집중되는 현 시장 구조에서 민간투자 활성화는 잠재력 있는 중견ㆍ중소 개발사를 발굴하는 기회가 될 것이라는 의견이다. 더불어 게임산업 전반의 투자 증가로 이어져, R&D(연구개발) 확대와 일자리 창출이라는 선순환을 구축하는 시작점으로 작용한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게임산업의 성장세만을 믿고, 단순한 투기 목적의 투자가 집행되는 것은 지양해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게임 콘텐츠의 특성상 결과물의 성공 가능성을 명확히 측정할 수 없는 만큼, 안정적인 투자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투자자와 개발사 간 정보 공유가 필수적이라는 조언도 등장했다.
지난해 '리니지2 레볼루션'을 필두로 한 모바일게임의 가파른 성장세와 '플레이언노운스 배틀그라운드(이하 배틀그라운드)', '검은사막' 등 온라인게임의 해외 성적에 힘입어, 2017년 국내 게임시장이 투자업계의 '블루칩'으로 다시 떠올랐다. 또한 2017년 국내 게임시장 전체 매출액은 6.2% 증가한 11조 원이 예상되며, 수출액 역시 5조 원을 돌파하는 등 게임산업이 역대 최고 성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이처럼 높은 성과를 바탕으로 게임산업 성장 가능성에 대한 민간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몇 년간 잠잠했던 국내 게임시장 투자열기도 다시 한 번 뜨거워질 조짐이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다.
 
상승하는 '투자 온도'
먼저 엔씨소프트, 넥슨, 넷마블게임즈 등 지난해 역대 최대매출을 달성한 대형게임사들이 높은 현금 보유량을 바탕으로 적극적인 M&A를 추진하고 있다. 1조를 넘어 2조 원 매출 시대를 연 대형게임사들이 자사 매출의 일부를 M&A 자금으로 활용할 경우, 수천억 원이 투입되는 '빅딜'이 등장할 가능성도 높다.
특히 이들은 글로벌 시장 공략을 목표로 잠재력이 높은 국내외 게임사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다는 방침이다. 이미 넷마블이 북미 게임스튜디오인 '카밤'을 인수해 현지 흥행에 성공하고 있으며, 넥슨 역시 지난해 인수한 픽셀베리스튜디오, 엔도어즈 등에 이어 추가 M&A를 준비 중이다. 더불어 엔씨소프트도 지난해 3ㆍ4분기 콘퍼런스콜을 통해 자사가 확보한 현금성 자산 1조 4,000억 원 가량을 기술 투자와 게임사 인수합병에 사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해외 매출을 기록 중인 중견 게임사들 역시 투자 열풍에 합류할 예정이다. '서머너즈 워'로 수천억 원의 현금 자산을 보유한 컴투스와 '배틀그라운드'의 흥행으로 단숨에 글로벌 게임사로 도약한 블루홀, '검은사막'의 해외 흥행을 바탕으로 지난해 9월 IPO에 성공한 펄어비스 등이 주인공이다. 이들 역시 국내외 실력 있는 게임사들을 인수합병, 자사 개발력 성장을 도모해 글로벌 시장에서 영향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게임업계 투자에 다소 소극적이었던 VC들도 투자처를 물색하기 시작했다. 일례로 모바일게임 스타트업인 캐럿게임즈는 지난해 소프트뱅크벤처스를 비롯해 SL인베스트먼트, IBK캐피탈, 개인투자조합 등을 통해 30억 원 이상의 투자를 유치한 바 있다. 또한 국내 중소게임사들이 진행한 투자형 크라우드 펀딩에도 개인투자자들이 몰리면서 새로운 시장 돌파구 가능성을 증명하기도 했다.
이외에도 슈퍼셀을 비롯한 글로벌 게임 공룡들도 한국 모바일게임 개발사에 투자 의사를 타진하는 등 2018년 국내 게임 시장에는 M&A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투자 열풍이 일어날 가능성도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유동성 증가 통한 선순환 '기대'
몇 년간 얼어있던 게임업계 투자시장이 해빙기를 맞이한 이유는 지난해 국산 게임들의 약진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국내에서는 '리니지M', '리니지2 레볼루션' 등 역대급 매출을 기록한 타이틀이 연달아 등장했으며, 해외에서도 '서머너즈 워', '검은사막' 등 스테디셀러와 '배틀그라운드'라는 초대형 흥행작을 통해 유력 게임사들이 투자에 필요한 자금을 안정적으로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또한 베스파 인터랙티브의 '킹스레이드'를 비롯해 시장 경쟁력을 입증한 중소ㆍ인디게임사들이 탄생하면서 대박을 노리는 투자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기도 했다.
이와 같은 투자 활성화 움직임에 대해 게임업계에서는 환영의 목소리가 대다수를 이룬다. 대형게임사 중심의 매출 구조를 지닌 현재 시장 상황에서는 중견ㆍ중소 개발사들의 안정적인 자금 확보가 어렵기 때문이다. 민간 투자가 증가한다는 말은 곧 우수한 개발력이나 잠재력 있는 IㆍP(지식재산권)을 확보한 이들에게 새로운 기회가 제공된다는 이야기다.
 

더불어 전체적인 게임시장 내에서 현금 유동성이 높아질 경우, 이는 게임산업 전반의 인프라 강화라는 선순환 구조로 이어질 전망이다. 투자 유치를 통해 확보된 자금으로 중소 게임사 내 일자리가 증가하고, 게임사 간의 기술력 및 노하우 공유 등 R&D 범위도 확장될 가능성이 높다. 또한 대형게임사와 같이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투자자를 통해 중소ㆍ인디 개발사들이 글로벌 진출 활로를 개척하는 기회도 열릴 수 있다.
이외에도 일각에서는 과거의 게임산업 투자열풍과 다른 양상이 나타날 것이라는 목소리도 등장했다. 이전의 인수합병이나 투자가 단순히 개발인력을 흡수하거나 자사 차기작 개발을 맡기는 일차원적인 수준이었다면, 시장에서 매출을 얻고 있는 검증된 IㆍP나 개발 역량을 확보하기 위해 끈끈한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발전된 투자 형태가 나타날 것이라는 이야기다.

'실적 개선'이 투자 유치의 열쇠
2018년 게임업계 투자 활성화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짐에 따라, 투자 전문가들 역시 올해는 예년보다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한 목소리를 냈다. 지난해 높은 실적을 기록한 국내 게임사들을 통해 투자자들이 수익을 거둔 만큼,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가치 평가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된다는 의미다.
다만 여전히 게임 콘텐츠의 성공이 불확실한 만큼, 기존의 보수적인 투자 기조는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 확실한 매출 실적 없이는 여전히 게임사가 민간 투자를 유치하는 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한 스타트업의 경우 기존 개발사에 비해 성과 측면에서 뒤처지는 만큼, 올해 확대 예정인 정부의 창업 투자펀드를 눈여겨보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대해 케이앤투자파트너스 VC본부 박형택 이사는 "지난해 펄어비스나 블루홀 등 높은 투자수익을 거둔 케이스가 등장하면서 올해는 투자가 늘어날 것"이라며, "다만 현재 시장에서 수익을 내고 있는 게임들이 대부분 MMORPG 장르이거나 IㆍP 활용 게임인 만큼, 편향된 시장 상황에 따라 투자 역시 편중 현상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또한 업계 관계자와 투자 전문가 모두 게임산업에 투자가 증가한다는 사실만을 보고 단순한 투기 심리로 투자에 나서는 것에 대해서는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게임사나 전문 VC의 경우 개발인력이나 사업모델 흡수를 위해 수익성 검증을 거친 정보를 가지고 있으나, 개인투자자들은 공개 가능한 낮은 수준의 정보만을 확보하기 때문이다. 특히 게임 콘텐츠의 특성상 개발부터 서비스 단계에 따라 성공 가능성이 시시각각 변할 수 있는 만큼, 막무가내식 '묻지마 투자'는 큰 실패로 이어질 가능성이 매우 높다.
이에 대해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산업 투자가 활성화 분위기에 접어들면 게임산업 이해도가 낮은 VC나 개인투자자들의 유입도 늘어날 수 있다"며, "투자자와 개발사 사이의 긴밀한 정보 공유 체계를 만들어 정보 불균형성을 일정 수준 해소하는 것이 향후 투자 실패가 발생하더라도 게임시장 투자 비관론이 나타나는 것을 방지할 수 있다"고 조언하기도 했다.

국내외를 넘나드는 게임사들의 전방위적 선전으로 인해 2018년 국내 게임산업은 투자 부흥기를 맞이할 것으로 예상된다. '물 들어올 때 노 저어라'는 말처럼, 게임업계가 오랜만에 찾아온 투자의 물결을 타고 글로벌 게임강국으로 도약하기 위한 원동력을 확보하기를 바라본다.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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