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요광장-이재출 한국무역협회 전무]전략적 통상정책으로 보호무역주의 한파 이겨내야
기사입력 2018-01-29 11:27 작게 크게

수년 만에 한강을 꽁꽁 얼린 한파만큼이나 매섭게 연초부터 우리 기업들을 향한 보호무역조치의 찬바람이 몰아치고 있다. 반덤핑ㆍ상계관세 조치는 건수 자체가 증가할 뿐 아니라 규제 수준이 지속적으로 강화되어 온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태양광 셀 및 모듈과 세탁기에 대해 강력한 세이프가드 조치 발동을 결정하면서 다른 산업과 기업들에게까지 보호조치 요구가 확산될 가능성이 더욱 커졌다.

머지않아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협한다는 이유로 철강제품에 대한 규제조치도 발표될 예정이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보호무역기조가 잠시 머물다 지나가는 한파가 아니라 빙하기처럼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이다.

보호무역주의에 대응하고 극복하기 위한 방안은 무엇일까?

우선 단기적으로 기업 차원에서는 규제의 타깃 대상에 포함되지 않기 위한 전략을 세우고, 수출 대상국으로부터 제소당할 가능성에 사전 대비할 필요가 있다.

일단 수입규제 제소를 당할 경우 철저한 대응만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는 유일한 방안이기 때문이다. 정부 차원에서는 규제국과의 협의를 진행하고 필요시 세계무역기구(WTO) 제소도 감행해야 한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주 2018년 업무보고에서 미국의 수입 철강제품에 대한 조치 결정 이전에 행정부와 의회를 대상으로 아웃리치를 전개하는 등 적극적인 대응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한 것도 이러한 위기를 반영한 대응이라 할 것이다. 뿐만 아니라 산업부는 미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WTO 제소 등을 통해 적극 대응하기로 했다. 특히 미국이 최근 태양광 전지·모듈과 세탁기를 대상으로 발동한 세이프가드 등 국제규범에 어긋나는 조치는 WTO 제소를 추진할 계획이다.

보호무역기조가 쉽사리 물러가지 않을 것으로 보여 단기적인 대응과 더불어 보다 근본적인 중장기 대응 방안이 반드시 수반돼야 한다.

우리 수출품이 수입국 제품 또는 다른 국가의 수출품과 가격 경쟁이 심할수록 반덤핑과 같은 수입규제에 노출되기 쉽다. 그리고 수입규제에 따른 피해는 규제국가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을수록 커지기 마련이다.

이런 점을 고려할 때 수입규제의 한파를 극복하기 위한 중장기 전략 중 첫째는 수출 시장을 다변화하는 것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정부가 중국과 미국 등 일부에 편중된 수출길을 다변화하고, 확산하는 보호무역주의 대응을 위해 ‘신(新)남방, 신(新)북방정책’을 포함한 것은 시의적절하다. 정부의 이번 전략의 핵심은 성장 잠재력과 수요 증가 여력이 큰 유라시아, 아세안, 인도 등으로의 시장 다변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것이다.

개별 기업이 스스로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데 한계가 있기 때문에 정부 차원에서 신시장과의 네트워크를 구축하고 협력 사업을 추진해나가는 것은 반드시 필요한 일이다.

또 산업부가 이에 부응해 자동차, 철강 등 가격경쟁력을 갖춘 우리의 주력 산업분야에서 아세안 국가들의 특성을 반영한 맞춤형 협력을 강화키로 하고, 러시아, 중앙아시아 국가들과는 인프라 위주의 협력 확대를 추진하기로 한 것도 성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된다.

지난 15일 백운규 산업부 장관은 철강업계 신년인사회에서 통상현안 극복을 위해 수출국 다변화가 필요하며 신남방, 신북방정책을 통해 돕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중장기 전략의 또 다른 축은 기술력과 품질 경쟁력을 제고시키는 것인데, 기업들 스스로 연구ㆍ개발에 대해 투자하고 끊임없이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정부는 신산업과 첨단산업 분야에서 미국, 중국, EU 등 주요 시장과 협력을 통해 우리 기업들의 체질 강화를 지원하겠다고 한다. 우리 기업들도 4차 산업혁명을 기반으로 수출품을 기술력으로 무장시켜 나간다면 현재뿐 아니라 미래에 닥칠 보호무역주의 파고를 우회해나가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기업들 스스로 보호무역조치에 대응하기 위한 체질 개선은 이제 선택이 아니라 필수가 됐다. 우리 정부의 지원도 더욱 확대돼야 한다. 전략적인 통상정책을 통해 우리 기업들이 혹독한 보호무역주의 한파를 견뎌낼 수 있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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