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칼럼
[정석의 목공이야기]목공의 첫단추, 공방고르기
뉴스종합| 2018-02-02 11:24
공방 고르기는 목공의 처음이자 마지막이다. 특히 직업으로 목공을 선택했다면 더욱 그렇다. 시작이 반이란 얘기는 출발뿐 아니라 방향도 중요하다는 의미다. 그만큼 신중하게 선택해야 한다. (취미로 목공을 해보려는 사람들을 위한 공방고르기는 다음편에 소개한다)

직업인으로 목공을 배우는 방법은 2가지가 있다. 도제식으로 1주일 내내 선생님으로부터 일을 도우며 배우는 방법과 교육공방에 찾아가 특정 시간을 정해 배우는 방법이다. 무엇이 옳은지 정답은 없다. 자신의 상황에 맞게 하면 될 것이다.

시간을 정해 배우는 길의 정도는 교육공방이다. 취직을 1순위로 하는 교육공방은 나라에서 운영하거나 연관된 곳을 활용하는 것이 무난하다. 전국적으로 각 시도 산하에 직업학교가 있고, 노동부가 인가한 사설직업학교, 폴리텍대학 등도 많다. 교과내용은 천차만별이다. 우선은 사는 지역의 직업학교를 고려하고 내가 원하는 교과목이 있는지까지 잘 살펴보고 신청해야 한다.

문화재청에서 운영하는 한국전통공예건축학교(강남구)와 한국전통문화대학교(부여군)도 있다. 원목을 이용한 짜맞춤을 배우는 곳이다. 대부분 선생님은 인간문화재급이다. 두 기관의 차이를 논하기 전에 먼저 생각할 것이 있다. 많은 인원이 한꺼번에 배운다는 어려움이다. 국가기관에서 운영하는 곳의 선생님들은 실력이 상당하다. 하지만 많은 인원이 배우고 진도를 나가야 하니 깊이 가르치기가 어렵다. 그래서 우선 2년 이상 다른 공방에서 배운 후 이들 두 기관을 이용하는게 좋다. 기초를 다지고 목공대가에게 큰 그림을 배우라는 것이다. 세부적인 기술은 공방에서 배우고 가구를 어찌 맛나게 만드는지 배우기를 권한다.

이같은 학교식 교육과는 다소 길을 달리하는게 도제식 목공 배우기다. 일종의 홈스쿨링이다. 여러가지면에서 특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직업 목수가 되려면 이길을 가라고 권하고 싶다.

목수는 어떤 스승을 만나느냐에 따라 자신의 진로도 결정된다. 목수도 족보가 있다. 스승의 작업 스타일이 곧 자신의 스타일이 된다. 예를 들어 대패의 파지법과 날을 맞추는 방법만으로도 누구의 제자인지 단박에 알 수 있다. 하물며 제작과정의 DNA를 물려받았다면 작품 곳곳에 보이기 마련이다.

물론 작품 활동과 가르침에는 차이가 있다. 잘 만든다고 잘 가르치는 것은 아니다. 프로 스포츠에서 보듯 스타 플레이어가 꼭 좋은 감독이 되는 건 아니다. 하지만 목공은 다르다. 나이가 들면 기능이 떨어지는 스포츠 스타와 달리 목공은 시간이 지날수록 경험과 경륜의 무게가 작품에 녹아 나온다. 결과물은 언젠가는 스승의 그것을 뛰어 넘어야 한다. 청출어람(靑出於藍)은 스승과 제자의 숙명이다.

다만 목공을 시작하기 전에 먼저 해결할 것이 있다. 특히 취미생활이 아니라 직업으로 목공을 배울 생각이면 경제적인 문제부터 해결하고 시작해야 한다. 몇 달 배우다 그만둘 생각이면 시작도 하지 말아야 한다. 들락날락하면 본인도 힘들고 스승도 힘들다. 냉정한 얘기지만 어쩔 수 없다. 게다가 제대로 배워서 자신의 기술과 상품을 돈받고 팔 생각이라면 오히려 당연한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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