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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포럼-박종구 초당대 총장] 훈풍 부는 미국경제
뉴스종합| 2018-02-05 11:34
미국경제에 훈풍이 불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로 벼랑 끝에 몰린 미국경제가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혁신으로 화려하게 부활했다.

실업율은 완전고용 수준인 4.1%다. 흑인 실업율도 6.8%로 하락했다. 2016년 220만명 2017년 210만명 일자리가 창출됐다. 임금도 2.5% 올랐다. 실업수당 청구건수는 45년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증시도 대호황이다. 스탠더드앤푸어스(S&P) 지수가 작년 19% 상승했다. 정보기술주 34.3% 보건주 26.4% 소재주 24.5% 금융주 20.9% 상승했다. 다우 지수는 25% 상승해 2만6000선을 넘어섰다. 나스닥 지수도 28% 올랐다. 긱 이코노미(gig economy), 아마존효과, 저유가 등에 힘입어 인플레이션은 2%를 하회한다.

경기활황의 원인(遠因)은 오바마 행정부의 경제활성화 정책과 자동차산업 구제조치에서 찾을 수 있다. 금융위기 이후 매월 80만명씩 늘어나는 실업대란에 대처하기 위해 7800억달러 규모의 경기진작 예산을 집행했다. 제너럴모터스(GM)와 크라이슬러를 구하기 위한 긴급 구제금융 덕에 자동차산업과 중부 러스트벨트가 소생했다. GM에 495억달러, 크라이슬러에 136억달러를 수혈했다. 최고경영자를 교체하고 조직개편과 제품혁신에 올인했다. 120만명의 실업자 발생을 막고 350억달러를 넘는 세수 창출에 기여했다. 기적같은 성공 스토리다.

기업들의 강도 높은 구조개혁이 일등공신이다. 자회사와 자산을 매각하고 핵심사업 위주로 사업을 개편하며 부채비용을 줄여 몸집을 가볍게 했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웰스파고 등 거대 은행도 도드 프랭크 금융개혁법 취지에 맞게 적극적으로 자구노력에 나섰다. 500대 기업의 지난 4분기 순익은 전년 동기 대비 10.5% 증가했다. 임금과 배당을 늘리고 신규 인력 채용을 늘렸다.

트럼프 행정부의 親기업정책의 역할을 과소평가할 수 없다. 규제완화와 감세를 밀어부쳤다. 취임 직후 ‘규제경감 및 규제비용 통제’ 행정명령에 서명해 67개의 규제를 폐지했다. 신규 규제는 3개에 그쳤다. 추가 규제가 없을 것이라는 확신이 기업의 투자 의욕을 자극했다. 작년 1~3분기 설비투자가 연율로 6.2% 증가했다. 인터넷 사업자 컴캐스트는 망 중립성 규제가 풀리자마자 500억달러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했다. 도요타 자동차는 마즈다 자동차와 합작으로 엘러배마주에 16억달러를 들여 공장을 건설해 4000명의 고용을 창출할 계획이다.

1.5조달러 규모의 대규모 감세는 회심의 승부수다. 법인세 최고세율을 35%에서 21%로 내렸다. 소득세 최고세율을 39.6%에서 37%로 낮췄다. 특히 2조6000억달러에 달하는 해외유보 소득을 미국에 들여오기 위해 파격적으로 낮은 세율을 적용했다. 애플은 이에 화답해 2520억달러의 현금을 들여오기로 결정했다. 300억달러를 투자해 2만명의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감세에 자극 받아 대기업들이 앞다투어 임금 및 보너스 지급 계획을 내놓았다. 감세 보너스만 20억달러에 달한다. 유통거인 월마트는 7억달러 상당의 임금 및 보너스 지급을 발표했다. 통신업체 AT&T도 3억달러 특별보너스 지급을 약속했다.

에너지산업의 경쟁력을 빼놓을 수 없다. 셰일가스와 석유 생산 증대로 1일 석유 생산량이 1030만 배럴에 달해 사우디아라비아를 제치고 세계 2위에 오를 예정이다. 2015년 폐지된 석유 금수 조치에 힘입어 월 200만 배럴을 수출한다.

시사점은 무엇인가. 親기업정책이 중요하다는 사실이다. 일본이 2.8% 실업율을 기록하고 대졸 예정자의 취업률이 95%를 넘는 것은 아베 정부의 친시장, 친투자 정책 때문이다. 엠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의 노동개혁이 글로벌 투자자를 끌어모으고 있다. ‘프랑스가 돌아온다’는 마크롱의 선언이 화제가 되고 있다. 다음으로 고용 창출은 기업의 혁신과 유연한 노동시장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일자리의 보고라는 실리콘벨리가 ‘보다 유연한 고용시장’을 주문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기업이 양질의 일자리 창출자라는 인식의 전환이 시급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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