객원논설위원칼럼
[경제광장-맹성규 국토교통부 제2차관]평창 가는 길, 폭설은 있어도 ‘교통마비’는 없다
뉴스종합| 2018-02-08 11:32
평창 동계올림픽을 앞두고 가장 우려되는 것이 한파와 함께 폭설이다. 지난 3일 모의개막식이 열린 직후 짧게 공개된 리허설은 올림픽에 대한 기대감을 증폭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장 리허설을 지켜본 강릉시민을 비롯한 2만 여 관중들은 웅장하고 볼만한 가치가 충분한 개막식이었다고 입을 모았지만 역시 매서운 추위가 문제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개막식 당일 다시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고 말씀해 주시는 국민들이 고맙고 감사할 따름이다.

개막식이 열리는 내일부터 올림픽 기간 동안 총 95개국 6500여 명의 선수단을 포함한 128만여 명의 손님들이 평창을 찾는다.

최근 북한이 참가를 선언하면서 역대 최대 참가국 규모로 열리게 되었다. 뿐만 아니라 11년 만에 공동으로 입장하는 남북선수단들이 개막식을 더욱 빛내주고 ‘평화’를 향한 올림픽의 진정한 가치를 보여줄 것이라는 기대감도 크다.

과거 그 어떤 올림픽에서도 보지 못한 ‘스마트 올림픽’에 대한 기대도 강추위를 녹이고 있다.

공항 입국부터 올림픽 전 과정에서 세계적인 정보통신(IT)강국답게 5G 통신,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드론 등 각 분야가 다양하게 등장한다. 경기장 인근에서는 관람객을 태우고 오가는 자율주행차도 만날 수 있다.

최대 복병은 폭설이다. 강원 지역은 특성상 2월에 눈이 가장 많다. 공교롭게도 올림픽 기간과 겹친다. 실제로 지난 2011년에는 동해안 지역에 100년 만의 기록적인 폭설이 쏟아져 국도 7호선이 통제되고 17개 버스 노선이 단축 운행하는 등 피해가 발생했다. 2014년 2월에는 누적 적설량 179.4㎝를 기록하며 강릉시 일대의 교통이 마비되고 산간마을 주민들이 한동안 고립되기도 했다. 열흘이 넘게 계속된 폭설은 눈 속에 지역 경기마저 함께 묻어 버렸다. ‘강릉여행이 곧 자원봉사’라는 대국민 호소문이 걸리기도 했다. 폭설에 따른 교통마비는 홍수나 가뭄과는 달리 어쩔 수 없는 불가항력적인 요소가 많다손 치더라도, 단 1%의 가능성이라도 놓치지 않고 만일의 사태에 준비하며 대응해야 한다.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는 올림픽 도시, 평창으로 가는 길이 폭설에 묻히고 빙판길로 변하면 세계인의 축제도 얼어붙을 수밖에 없다. 정부는 올림픽 기간 중 이 지역에 엄청난 폭설이 내릴 것이라는 극한 상황을 설정하고 각 상황별 대처능력을 키우는데 주력하고 있다.

지자체도 발 벗고 나섰다. 자칫 폭설로 인해 올림픽의 도시에 오점을 남기지 않을까, 제설의 달인들도 힘을 보태고 나섰다는 반가운 소식도 들린다.

올림픽 전용도로와 연계도로 등 올림픽 기간 중 담당해야 할 도로는 무려 15개 노선 702.3㎞에 달한다. 여기에 제설차량을 996대에서 1,361대로 130% 증강배치하고 중앙비축창고에 예비 제설제를 3만6000톤 추가 비축하는 등 제설장비와 인력, 제설제 등 제설자원을 대폭 확충했다.

주요 고갯길, 응달 구간 등 취약구간에 대해서는 전담 인력과 제설장비를 집중 배치했다. 긴급 제설지원을 위해 ‘예비 제설지원팀’을 편성 운영하고, 인근 국토청과 출장소 등지에도 제설지원 체계를 마련해 두었다. 일찌감치 꾸려진 국토교통부 중앙지원단은 올림픽 조직위로 건너가 24시간 비상상황체제로 근무하고 있다.

여기에 첨단 제설차량 관제 시스템도 도입됐다. 제설 차량의 이동 상황을 실시간으로 확인해서 각 노선별 차량 운행을 배치하고 관리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긴급 상황이 발생할 경우 신속하게 대처할 수 있게 됐다.

평창 동계올림픽의 성공을 염원하는 온 국민의 열기와 제설대비책은 이미 금메달감이다. 이제는 평창을 찾은 선수와 관중, 취재진들에게 안전하고 편리한 선진 교통문화를 보여주며 대한민국의 질서정연한 이미지가 전 세계에 다시 한 번 전해지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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