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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한 아이들, 잃어버린 아이들…야쿠자의 일상을 담다
라이프|2018-02-13 11:14
갤러리 인디프레스, 양승우 ‘도모켄 사진상’ 기념전

[헤럴드경제=이한빛 기자] 아마도 ‘큰 형님’이 안에 들어가셨나보다. 건물 밖에서 작은 형님과 아우들이 대기하고 있다. 그 마저도 나란히 줄을 서 있는 모습이 흥미롭다. 게다가, 짝다리를 짚고 선 포즈는 어떠한가. 이 지역은 그리고 이 밤은 나의 것(우리 형님 것)이라는 수컷의 자신감이 흘러 넘친다. 세상을 쥐락 펴락하는 권력자의 모습과 매끈하게 물오른 톱스타의 아우라가 겹친다. 그들은 일본 신주쿠 가부키초의 야쿠자다. 

야쿠자의 일상을 날 것 그대로 담은 사진가 양승우의 개인전 ‘그날풍경’이 서울 통의동 갤러리 인디프레스에서 오는 2월 29일까지 열린다. 일본 사진계 최고 권위의 ‘도모켄 사진상’ 수상 기념전이다. 도모켄 사진상은 1981년 일본 마이니치 신문사가 일본 대표 사진가인 ‘도모켄(土門拳)’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지금까지 37회 수상자를 배출 했는데, 외국인이 상을 받은건 양승우가 처음이다. 일본에선 수상을 기념해 도쿄, 오사카, 야마가타 등 세 도시에서 순회전을 했다. 

전시에는 도모켄 사진상 수상작인 ‘신주쿠 미아 (Lost child)’연작 40여점과 이전 한국 첫 개인전에 선보였던 ‘청춘길일(靑春吉日)’ 연작 40여 점 등 80여 점이 선보인다. 

양승우 도몬켄상 수상작인 `신주쿠 미아` 연작 [사진제공=갤러리 인디프레스]


신주쿠 미아 연작엔 도쿄 환락가인 신주쿠 가부키초에서 활동하는 야쿠자, 노숙자, 취객, 성매매 노동자를 비롯해 이들의 자녀인 아이들의 모습이 가감없이 담겼다. 형님의 끽연을 위해 무릎을 꿇은 아우, 술집에서의 한 때, 경찰과 대립 등 매 장면이 결정적 순간이다. 작가는 야쿠자의 모습을 담기 위해 몇 년간 주말이면 가부키초에서 먹고 자며 뻗치기로 사진을 찍었다. 그러한 날들이 쌓여 그들의 신뢰를 얻어 내밀한 사진을 찍어낼 수 있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 

사진들은 편하지 않다. 무척이나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인데도 이들 들여다 볼 수 밖에 없는건 사진 한장 한장이 너무나 생생해서 이기도 하지만 이들을 바라보는 양승우 작가의 시선이 맑아서기도 하다. 어떠한 판단도 넣지않고 현장을 기록한 사진엔 ‘나 아니면 누가 이들의 존재를 기억하겠냐’는 작가의 뚝심도 읽힌다.

게다가, 국가가 ‘버린’ 야쿠자가 건설한 사회는 폭력적이고 가부장적이다. 그 사회 구성원 중엔 재일교포도 많다. 현실이 그렇다. 그걸 어떻게 받아들이고, 어떠한 행동을 할 것이냐는 전시장을 나가는 관객들의 몫이다.

/vicky@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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