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이프 칼럼-김다은 소설가·추계예술대 교수]예술작품에 투영된 ‘사랑’
기사입력 2018-02-13 11:40 작게 크게

최근, 중국 매체 인민망에 올라온 ‘딸바보 아빠’ 완리 씨의 그림이 중앙일보에 소개된 바 있다. 게다가 인터넷포털 네이버 PC 메인화면에 며칠이나 올라와 있었던 관계로 운 좋게 놓치지 않고 보게 된 그림들이었다. 사랑스러운 딸들을 동양화풍의 화폭에 담았으니 기본적인 감동은 당연한 것이었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을 뺏는 그림이나 화면들이 무수한데도, 여러 번 그 그림들을 클릭하고 자꾸 들여다보게 되는 이유가 궁금했다.

독특하고 아름다운 그림이 나오게 된 첫 번째 배경은 말할 나위 없이 두 딸에 대한 사랑일 것이다. 사랑에서 태어난 작품들이 세계적으로 많지만, 해외여행에서 들은 현지 가이드의 설명으로는 루브르 박물관에 걸려 있는 ‘모나리자’도 사랑의 걸작이었다. 이태리 상인인 조콘도가 사랑하는 아내 리자(모나는 유부녀 이름 앞에 붙이는 이탈리아어 경칭)를 화폭에 담고자 해서 태어난 작품이라는 것이다. 완리 씨는 그림에 특별한 재주가 있어 큰 딸 ‘둬둬’와 작은 딸 ‘멍멍’을 손수 그릴 수 있었지만, 부유했지만 재주가 없었던 피렌체의 상인은 레오나르도 다빈치에게 그림을 부탁했다.

완리 씨의 그림이 관심을 끈 두 번째 이유는 그 그림에 사용된 기법 때문일 것이다. “서양화의 전통기법인 유화에 중국의 전통기법을 적용”한 그림의 신선함은 단번에 눈길을 사로잡고 언어로서는 설명하기 어려운 신비로운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서양화과 동양화의 경계를 깬 새로운 기법이 표현하는 독특한 분위기에 매료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물론 예술적 기법의 우위를 평가하려는 목적과는 전혀 무관한 비교이지만,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모나리자’도 안개처럼 경계를 흐리게 하는 스푸마토 기법 등 색다른 예술적 기법으로 잘 알려져 있다. 완리 씨의 작품은 난징에서 전시 중이고, ‘모나리자’는 루브르 박물관 내의 사이즈가 가장 큰 작품과 동일한 전시실에 전시되어 있으면서도 항상 더 많은 인파에 둘러싸여 있다.

두 화가의 그림에서 가장 큰 차이를 있다면, 대상과의 관계가 아닌가 싶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의뢰인의 아내를 그린 것이지만, 완리 씨는 실제 자신의 아이들을 그린 것이다. 이 지점에서, 예술이 무엇인가를 소박하게 다시 생각하게 된다. 현실을 예술작품으로 옮길 때는, 현실적인 실용성을 제거할 수 있을 때이다. 예를 들면, 방향을 지시하는 실용적인 역할을 넘어서면서 별은 아름다워지고, 파괴적이고 위협적인 전쟁터조차 실용성을 벗어나 조용히 바라보며 화폭으로 옮길 수 있을 때 예술적 아름다움으로 변하게 된다. 칸트의 표현대로, 작품은 아름다운 사물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사물을 아름답게 재현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는 대상을 객관화하는데 어려움이 없었을 것이다. 반면 완리 씨는 아이들과의 현실적인 관계를 제거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아니 가능하지 않았을 것이다. 완리 씨의 둬둬와 멍멍, 아버지의 사랑이 현실의 아이들을 그대로 화폭 속으로 끌고 들어간 듯 보이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것이 필자가 자꾸 그림을 들여다보게 되고, 그림을 들여다볼 때마다 설레게 되는 이유일 것이다. 대상과의 관계를 제거해야 하는 예술의 원칙을 따르지 않고서도, 사랑의 힘에 의해 예술의 아름다움이 폭발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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