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럴드포럼-양창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장]설날에 빠질 수 없는 음식 ‘한우고기’
기사입력 2018-02-13 11:44 작게 크게

올 겨울은 동장군이 단단히 심술이 난듯하다. ‘북극한파’라 불릴 정도로 추위가 매섭기 때문이다. 아직 몇 번의 추위가 더 찾아오겠지만, 새해가 되는 음력 정월이 되면 동장군의 기세는 조금 누그러질 것이다.

이맘때면 어릴 적 맛있게 먹었던 설날 음식의 추억이 새록새록 하다. 떡, 한과 같은 절식도 별미였지만, 무를 듬성듬성 썰어 넣어 끓인 탕국과 간장을 입혀 구워낸 산적은 오직 명절에만 먹을 수 있었던 귀한 음식이었다. 먹고 살기 어려운 시절에 유년기를 보낸 터라 평소 귀하고 비싼 고기를 먹을 기회가 없었으니 실컷 먹어보려고 욕심을 냈지만, 많지 않은 양을 식구들과 나눠야 했기에 고기 한 점을 조금씩 아껴먹었다. 당시는 수입 소고기가 없던 때라 밥상에 오른 것은 한우였다.

한우는 한반도에서 독자적으로 키워온 세계 유일의 품종이다. 고기는 물론이고 뼈, 가죽, 내장까지도 우수한 식재료로 활용할 만큼 버릴 것이 없다. 한 마리에서 100가지 맛이 나온다고 해서 우리 조상들은 ‘일두백미(一頭百味)’라 부르기도 했다.

한우는 우리나라만의 독특한 식문화인 숯불구이에 가장 적합한 육질 특성을 지니고 있다. 고깃결이 섬세하고 탄력 넘치며, 육즙이 많으면서 풍미가 뛰어나다. 올레인산을 포함한 불포화 지방산 함량은 높지만, 포화지방산 함량은 낮다.

필자의 지인들은 종종 한우고기가 수입 소고기보다 정말 맛있는지 물어본다. 한우의 맛을 연구한 결과에 따르면 한우는 수입 소고기보다 단맛을 내는 성분은 2배, 감칠맛을 주는 성분은 4배에서 10배까지 많이 함유하고 있다. 지난해 주부 700여 명을 대상으로 한 소비 경향 조사에서도 절반 이상의 소비자가 수입 소고기보다 한우 맛이 우수하다고 응답하기도 했다.

맛뿐 아니라, 품질과 위생 면에서도 한우는 여러 강점을 지니고 있다. 우리나라 한우 중 90% 정도는 농촌진흥청 국립축산과학원에서 우수성을 보증하는 씨수소로 생산한다. 농가에서도 개량부터 사양기술에 이르기까지 표준 사양 방법을 활용해 소의 나이와 섭취 습관을 고려해 사료를 공급하고 있다.

한우 고기의 유통은 철저한 원산지 표시와 함께 수입 소고기의 국내산 둔갑을 막기 위한 판별 기술로 안전하게 관리ㆍ단속하고 있다. 무엇보다 사육지와 도축장, 판매장, 소비지가 모두 우리나라 안에 있기 때문에 유통 거리와 유통 시간이 짧아서 고기를 관리하는 데 강점이 있다.

명절 때마다 주고받는 선물 중에 한우갈비가 많다는 보도를 접할 때마다 한우의 위상을 새삼 실감한다. 예나 지금이나 한우는 귀한 대접을 받는 식재료이다. 단순히 값이 비싸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 민족의 영양을 챙겨준 귀한 식재료이기 때문이다. 축산 농업인들이 정성스레 키워낸 우리 한우로 이번 설에 뜨끈한 탕국 한 그릇 나누며 온 가족이 즐겁고 행복한 명절을 보내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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