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제 전 개설된 은행 차명계좌로 과징금 ‘불똥’
기사입력 2018-02-14 09:01 작게 크게
일부 은행 활성ㆍ휴면 차명계좌 복원 가능

[헤럴드경제=문영규 기자]금융실명제 실시 당시 일부 시중은행이 보유한 활성ㆍ휴면 차명계좌의 원장(元帳)을 복원할 수 있어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부과가 가능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런데 정작 차명계좌 과징금 논란을 일으킨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은 아직까지 원장 기록이 없어 과징금을 피할 수도 있는 반면, 은행에 차명계좌를 보유하고 원장이 복원된 고객들은 과징금 부과대상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NH농협은행과 우리은행, 국민은행, 하나은행, 신한은행 등 주요 은행들이 금융실명제 긴급명령 시행일인 1993년 8월 12일 및 이전의 활성ㆍ휴면계좌 원장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당국은 금융실명제법 부칙 6조 1항에 의해 차명계좌에 대해 금융실명제 시행일 현재의 금융자산 가액 50%를 과징금으로 부과할 수 있다. 차명계좌에 과징금을 부과하려면 1993년 8월의 계좌 원장을 제시해야 한다.

다만 기록이 방대해 특정 시점의 기록을 복원하는 데엔 오랜 시간이 걸릴 전망이다. 복원이 되면 해당 은행권의 차명계좌 고객들은 과징금을 피하기 어렵다.

이건희 회장은 삼성증권, 신한금융투자,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등 4개 증권사에 27개의 (금융실명제 이전)차명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이들 회사는 실명제 당시 계좌 원장을 갖고 있지 않다고 금융감독원에 보고해 과징금 부과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금융사들은 상법상 상업장부 보존 기한인 5~10년동안 해지계좌 기록을 보관한다. 전표 또는 유사한 서류는 5년, 중요 서류는 10년이 경과된 후 기록을 폐기한다.

개인정보보호법이나 신용정보법은 거래관계가 끝난 고객의 개인정보를 폐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이 법을 준용해 관련 기록을 의무적으로 폐기하는 은행이 대부분이다.

‘이건희 차명계좌’ 논란이 거듭되며 차명계좌에 대한 과징금 징수 필요성이 제기되고 지난해 12월엔 금융행정혁신위원회가 차명계좌가 실명전환 의무대상인지 해석상 논란을 없애고 실명제의 유효성을 제고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도록 권고한 바 있다.

이에 금융위원회는 지난달 2일 법령해석기관인 법제처에 법령해석을 요청, 법제처가 이에 대한 해석을 내렸다.

법제처는 금융실명제 실시 이전 계좌를 금융실명제 실시 이후 실명전환의무 기간인 2개월 동안 자금출연자가 아닌 타인 명의로 실명확인 또는 전환해 금융실명법 시행일인 1997년 12월 31일 이후 차명계좌의 자금 출연자가 따로 있다는 사실이 밝혀지면 자금출연자는 차명계좌를 자신의 실명으로 전환하고 금융기관은 과징금을 원천징수해야 한다고 회신했다.

금융위와 금감원, 국세청, 시중은행 등은 13일 김용범 금융위 부위원장 주재로 회의를 열고 실명제 실시 이전에 개설된 차명계좌에 대한 실태조사에 나섰다.

김 부위원장은 이날 회의에서 금융사들에 1993년 8월 당시의 계좌 원장 보유 여부를 집중적으로 점검해달라고 요청했다.

ygmoo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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