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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임과 가상화폐, 현재와 미래는 (中)]50개 게임사 직격 설문, 64% "진흥 중심의 정부 정책 일원화 필요"
게임세상| 2018-02-14 15:21


긍정적 전망 68% 불구, 58% 게임사 '관망' 지배적
14개 상장사 '보안', 20개 중소업체 '시장경제' 주목


다양한 산업에서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을 시도하는 가운데, 게임업계 역시 관련 기술의 적극 도입에 나서게 될지 관심이 집중된다.
이와 관련해 본지는 연재 기획으로 국내 주요 게임사 50곳을 선정, 향후 게임산업과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을 전망하는 설문을 진행했다. 그 결과, 긍정적인 전망 속에서도 업계는 불안정한 가상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 불확실성이 존재하는 만큼 신중한 태도로 관망하겠다는 입장을 엿볼 수 있었다.
특히 이번 설문에서 다수의 게임사들은 향후 게임업계의 블록체인 기술 활용 방안에 대해 암호화폐 결제수단 도입 외에도 유저 간 아이템 거래 활성화로 인한 게임 내 시장경제 발달, 게임산업 전반의 보안성 강화 등의 혁신적인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전망해 눈길을 끌었다.
더불어 블록체인 기술 도입 과정에서 정부 역할의 중요성도 부각됐다. 현재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화나 정부 부처 간 정책 이견으로 인해 부정적인 사회적 인식이 존재하고, 게임업계를 떠나 사회 전반적으로 기술 이해도가 낮아 적극적인 도입은 어렵다는 이야기다. 이에 각 부처와 민간 전문가, 관련 업계의 논의를 거쳐 단순한 규제가 아니라 진흥을 위한 명확한 정책을 수립해야한다는 목소리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한 업체 관계자는 "규제 도입과 함께 블록체인 기술의 활용도에 대한 다각적인 접근이 필요한 시점"이라며, "조건부 암호화폐공개(ICO) 허용이나 관련 제도 및 법령을 수립, 제도권의 관리 안에서 게임을 비롯한 다양한 산업의 적극적인 연구개발을 지원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편집자 주.
본지는 국내외 광풍이 불고 있는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사업과 관련, 현 게임업계가 대응하고 있는 현실과 문제점, 미래와 해결 방안 등에 대해 집중 취재 및 분석해 기획연재를 3주간 준비합니다.
특히 이번 설문조사는 국내를 무대로 게임 개발 혹은 서비스 중인 업체 50곳을 임의로 선정, 2월 6일부터 9일까지 나흘간 각사 대표나 관련 사업 실무자의 답변 내용을 수집해 집계됐다.

설문 참여업체(무순)
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게임즈, NHN엔터테인먼트, 게임빌, 컴투스, 액토즈소프트, 엠게임, 플레로게임즈, 아이펀팩토리, 위메이드 엔터테인먼트, 이스트게임즈, 카카오게임즈, 선데이토즈, 엘엔케이로직코리아, 네오위즈게임즈, 플레이위드, 네시삼십삼분, 룽투코리아, 그라비티,  한빛소프트, 제페토, 스마일게이트, 와이디온라인, 마상소프트, 웹젠, 카본아이드, 데브시스터즈, 블루홀, 엔터메이트, 엑스엘게임즈, 조이시티, 라인게임즈, 드래곤플라이, 펄어비스, 넵튠, 미투온, 더블유게임즈, KOG, 넥스트무브, 스코텍엔터테인먼트, VR플러스, 엔젤게임즈, 이엔피게임즈, 펀플웍스, 베스파 인터랙티브, 녹스게임즈, 에프엘모바일 코리아, 리얼리티리플렉션, 에이스프로젝트 이상 총 50개 업체

발전 가능성 '맑음'
이번 설문에 참여한 게임사 중 68%는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 시장이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13개 업체는 급격한 성장을, 21개 업체는 소폭의 성장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그 원인으로는 게임산업이 가진 기술적 접근성이 배경으로 손꼽힌다. 전 세계적으로 가상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으며, VR(가상현실)ㆍAR(증강현실)ㆍAㆍI(인공지능) 등 신기술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바탕으로 사업화를 추진하기 용이하다는 분석이다.
   

   

특히 가상화폐와 기반 기술인 블록체인은 게임 아이템 판매에서부터 유저 간 아이템 거래 등 게임산업 내에 존재하는 시장경제와 밀접한 관련이 존재한다. 여기에 해킹과 같은 불법적 활동을 방지하고, 플랫폼을 통한 지적재산권 보호도 가능한 만큼 높은 시너지가 기대된다.
이와 함께 금융ㆍ의료 등 다양한 산업계의 적극적인 투자 물결도 호재로 판단된다. 투자 활성화로 인해 연구개발 속도가 빨라짐에 따라, 기존보다 고도화된 데이터 처리능력과 보안능력을 지닌 기술이 등장할 경우 산업 전반에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무모한 도전은 '위험'
다만 긍정적인 시장 전망에도 불구하고, 대다수 게임사들은 아직까지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 투자에 대해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는 모양새다. 설문 결과에서도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인 게임사는 16%에 머물렀는데, 과반 이상이 성장을 예측한 데 비하면 매우 낮은 수치다.
가상화폐 시장 도전에 나선 게임사들은 암호화폐공개(ICO)나 거래소 간접 투자, 암호화폐 기술이 결합된 게임 개발, 자사 플랫폼 결제수단 도입 등을 준비 중이다. 기술 상용화에 대한 긍정적인 예측과 시장 선점효과에 따른 높은 수익성에 주목한 결과다. 또한 거래 및 데이터 저장 수단으로서 안전한 블록체인 기술 연구개발(R&D) 투자도 추진되고 있다.
   

   

반면, 58%의 게임사는 변동성을 예측할 수 없는 암호화폐 시장의 불안정성, 불확실한 블록체인 기술 상용화 가능성, 자사 사업 분야와의 연관성 미흡 등을 이유로 우선 시장을 관망한다는 입장을 드러냈다. 또한 현재 국내에서 ICO가 허용되지 않은 만큼, 법적 제재에 관한 우려도 존재했다.
이와 함께 69%의 게임사는 국내 게임업계가 보유한 블록체인 기술이 전 세계 평균과 비슷하거나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관련 기술 연구가 이제 막 걸음마 단계에 들어섰으며, 규제 일변도의 정부 정책으로 인해 소극적인 투자가 이어진 것이 원인이라는 설명이다.

기존 게임산업 구조 '혁신'
가상화폐와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향후 게임업계는 어떻게 변화할까.
52%에 해당하는 게임사들은 가상화폐가 게임 내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유저 간 아이템 직접 거래를 위한 결제수단으로 도입될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로 한빛소프트, 미투온 등 국내 게임사 중 일부는 자사 게임 플랫폼 내에서 가상화폐를 활용하기 위한 준비에 돌입한 상황이다. 특히 가상화폐 거래를 통해 투명성을 확보할 경우, 게임 내 시장경제도 한 단계 성장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
   

   

특히 설문에 참여한 게임사 중 14곳의 상장사들은 암호화된 거래와 데이터 공유를 바탕으로 구축된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해, 게임산업 전반의 보안능력 강화에 주목했다. 단순히 수익성을 위한 가상화폐 투자보다는 게임 구매나 아이템 거래, 유저 간 메시지 전달, 해킹 및 디도스 공격 방지 등 보안 분야에서 보다 활용도가 높다는 판단이다.
반면, 20개 중소 게임사들은 가상화폐를 활용한 아이템 거래로 새로운 수익 창구를 마련하는데 관심을 보였다. 이를 통해 구글ㆍ애플 등 기존 모바일게임 유통 플랫폼의 영향력이 감소하고, 각 게임사 자체 플랫폼이나 블록체인 기술 기반의 신규 플랫폼이 시장을 대체할 가능성도 있다는 의견도 일부 등장했다.
이외에도 설문에 참여한 게임사 중 18%는 QA나 CS(고객서비스)와 같은 게임 서비스와 블록체인 기술이 결합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온라인게임의 유저 활동 데이터 및 보상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블록체인 기술과의 결합이 시도될 것으로 기대를 나타냈다.

분명한 가이드라인 '필수'
가상화폐 시장과 블록체인 기술 발전의 중요한 한 축으로 게임사들은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데 입을 모았다.
이번 설문에 참여한 게임사들 중 32개사(64%)는 국내 게임업계가 가상화폐 및 블록체인 기술을 도입하는데 정부의 영향력이 크다고 답했다. 초기 단계의 시장인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목소리가 담긴 정책과 공정한 경쟁을 위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이야기다.
   

   

이들 중 40%의 게임사들은 현재 가장 필요한 정부 대책으로 '블록체인 기술과 관련한 명확한 정부 정책 수립'을 꼽았다. 기획재정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금융위원회 등 관련 부처들이 서로 다른 입장을 내놓으면서, 시장 전반에 잘못된 신호를 제공하는 등 부작용을 야기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화 방지, 신뢰할 수 없는 거래소 관리 등을 통해 부정적인 사회 인식의 변화를 이끌어내고, 블록체인 기술 관련 인재를 양성하고 산업 전반의 기술 이해도를 확대하는 등 진흥정책이 동시에 진행돼야한다는 의견도 각각 12%에 달했다.
점차 심화되고 있는 글로벌 게임시장의 경쟁 속에서, 국내 게임업계 역시 가상화폐나 블록체인 기술 등 새로운 가능성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게임산업 활용도를 극대화할 수 있는 꾸준한 연구개발과 정부 및 민간 전문가들과의 긴밀한 논의를 바탕으로 향후 변화하는 시장을 주도하는 '트렌드리더'로 자리잡기를 기대한다.
정우준 기자 gam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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