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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폭행인데 불륜으로 몰아 해임”…女교사, 28년째 ‘나홀로 투쟁’
뉴스종합| 2018-02-17 08:42
[헤럴드경제=최진성 기자] 성폭행 당한 사립학교 여교사가 ‘불륜’으로 해임돼 28년째 복직하지 못하고 있다.

17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모 전 교사는 1989년 경북 상주여상(현 우석고교)에 재직하던 중 다른 학교 교사에게 성폭행을 당한 후 주먹 등으로 얼굴을 맞아 6주 병가를 냈다. 하지만 해당 학교는 ‘타 학교 교사와 불륜’이라는 이유로 이듬해 김 전 교사를 해임했다.
그래픽=연합뉴스

김 전 교사는 “사학재단 교사채용 비리에 맞서 싸우자 성폭행을 불륜으로 돌려 해임했다”면서 “민주화운동 관련자 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가 복직 권고를 했지만 재단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 전 교사는 재단이 교사 채용 때 수백만~수천만원의 돈을 챙긴 점을 확인해 일부 교사와 함께 교내 투쟁을 벌였다.

김 전 교사는 성폭행 가해자를 검찰에 고소했지만 증거 불충분으로 무혐의 처리됐다. 당시 성폭행 관련법은 ‘피해자 보호’보다 ‘명백한 증거’를 요구하던 시기였다.

김 전 교사는 해임 24년(2014년)이 지나서야 민주화보상심의위에서 ‘교육 민주화 운동가’로 인정받았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김 전 교사의 해임은 기부금을 받기 위해 여교사들에게 사표를 강요하고 여교사의 인권을 침해하는 재단에 항거한 데 따른 조치”라고 설명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는 재단에 해직자 복직을 권고했다. 하지만 재단은 “해임 사유가 교원의 품위 손상”이라고 주장하며 거부했다. 민주화보상심의위 복직 권고는 강제성이 없다.

해당 교육당국인 경북교육청도 김 전 교사의 복직을 외면했다. 경북교육청은 “특별채용을 한 시ㆍ도교육청은 그 인원만큼 정원을 추가로 배정하는 특별한 경우로 진행했고 경북교육청은 특별채용이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ipen@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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