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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화·고다이라 나오 ‘빙속결의’ 감동…한일 네티즌도 ‘한마음 찬사’
엔터테인먼트| 2018-02-19 09:13
[헤럴드경제=이슈섹션] 18일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결승전에 나선 한일 두 스타가 아낌없는 위로와 축하를 보내는 아름다운 장면을 연출해 화제가 되고 있다.

이날 고다이라 나오(32·일본)는 이상화가 소치에서 세운 올림픽 기록(37초28)을 0.66초 앞당긴 36초95로 올림픽 신기록과 함계 일본 여자 스피드스케이팅 부문 첫 금메달을 안겼다. 이상화(29)는 0.62초 뒤진 37초33으로 그 뒤를 이어 은메달을 차지하며 올림픽 3연속 메달 획득 기록을 세웠다.

경기를 모두 마친 이상화는 트랙을 돌다 뜨거운 눈물을 흘렸다. 그런 이상화를 향해 고다이라는 따뜻하게 안아주며 귀에 대고 뭔가를 속삭였다. 이상화도 이내 고다이라를 향해 무언가 이야기하며 함께 웃었다. 일본 데일리스포츠는 이를 두고 “아름다운 광경이었다”고 표현했다.

18일 오후 강원 강릉스피드스케이팅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경기에서 은메달을 획득한 이상화가 금메달을 획득한 일본의 고다이라 나오와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믹스토존에선 고다이라는 “내게 스케이트란 사람과 사람 사이의 연을 이어주는 존재다. 그리고 상화는 내게 친구 이상의 존재”라며 이상화에 대한 예의를 다했다. 이어 “올림픽이 한국에서 열린 만큼 이상화가 받은 부담감은 상당했을 것”이라면서 “굉장한 중압감 속에서도 잘 해냈다. 나는 여전히 이상화를 존경한다”고 말했다.

귓속말 내용을 묻자 고다이라는 “상화에게 ‘잘했어’라고 한국어로 말해줬고, 그 다음에 ‘난 아직도 널 존경한다(I still respect you)’라고 얘기해줬다”고 밝혔다.

이상화 역시 “(고다이라와) 중학교 때부터 지금 이 자리에 서기까지 함께 했다“”며 “고다이라가 먼저 내게 ‘존경한다’고 말하더라. 그래서 나도 ‘너는 (이번 올림픽에서) 1500m도 탔고, 1000m도 타는데 500m에서 이렇게 좋은 성적을 낸 것을 보니 자랑스럽다’라고 말했다”라고 전했다.

데일리스포츠는 “이상화와 고다이라는 그동안 세계 최정상의 자리를 놓고 늘 경쟁해왔다”면서 “그러면서도 서로의 집에 초대하는 등 깊은 인연을 이어왔다. 경기를 마친 뒤 친구로 돌아온 둘은 계속 웃고 있었다”며 기자회견장 분위기를 전했다.

이날 기자회견장에서는 두 사람의 ‘돈독한 우정’에 얽힌 비하인드 스토리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고다이라는 “3년 전 제가 서울에서 열린 월드컵에서 1위를 한 적이 있는데 그 경기 바로 직후 네덜란드로 가야 했다. 그때 공항에 가는 택시비를 이상화가 내줬다. 그때 제가 이겼기 때문에 기분이 안 좋을 수도 있는데 정말 친절하게도 저를 도와줬다”라고 말하며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화는 “자기 관리를 너무 잘한다”라며 “누가 잘 탔든, 못 탔든 간에 서로 격려를 많이 해줬고 저에겐 남다른 스케이터라고 볼 수밖에 없다”라며 “제가 일본에 가면 좋아하는 걸 계속 선물해줬다. 제가 일본 식품을 너무 좋아하는데 그걸 많이 선물해줘서 저도 한국 전통 식품을 전해준 적이 많다”라며 남다른 애정을 드러냈다.

4년 후 베이징올림픽에서도 고다이라와 경쟁하길 바라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상화는 "생각해본 적 없다"며 "지금 끝난 올림픽부터 제대로 쉬고 싶다"며 확답을 하지 않았다. 고다이라는 고민하다 한국어로 "몰라요"라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이상화는 "작년에 고다이라에게 '평창 끝나고 베이징올림픽에도 출전할 거냐'고 물었더니 고다이라가 '네가 하면 한다'고 했다"며 "그때는 정말 재밌게 넘겼다"며 웃기도 해 4년 후인 베이징올림픽 참가에 대한 여운을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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