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일반
“여행은 여관 주인과의 잡담” 홈스테이로 깊어진 우정
라이프| 2018-02-20 09:35
올림픽 기간 강릉 가정집에서 잔 여행객
부엌에서 정담 나누고, 함께 시장가고
“더 깊은 추억 얻었다”, “친구 생겨 좋다”
16개국 손님들 89개 가정서 ‘친척집 처럼’
독일-한국 청소년 교류에 동네주민 반겨

[헤럴드경제(강릉)=함영훈 기자] 문학가, 미술가, 사상가인 헤르만 헤세(1877~1962)는 ‘여행이란 박물관의 명화가 아니라 여관 여주인과 부엌에서 나눴던 잡담’이라고 썼다.

2018 평창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빙상의 메카 강릉으로 여행을 온 외국인 관광객들이 홈스페이를 하는 동안 주인 아주머니, 아저씨와 정담을 나누고, 한국의 매력을 깊이있게 체험하는 등, 더 깊고 더 의미있는 올림픽 관광을 즐기고 있다.

강릉 홈스테이를 이용한 외국인 관광객 가족이 주인과 어울려 사진찍고 있다.

주인집 가족들과 함께 시장에도 다니고, 산책을 즐기며 이야기 꽃을 피우기도 했고, 주인장도 ‘사장님’ 호칭에 손사레치는 홈스테이 엉클이 일러주는 감춰진 보석 같은 여행지도 가볼 기획을 얻었다.

다른 나라로 입양됐다가 이번 올림픽을 계기로 한국에 와본 우리의 혈육도 호텔대신 홈스테이를 찾아 한국의 정을 느끼고 있다.

피겨 남자 싱글 금메달리스트 하뉴 유즈루를 응원하기 위해 강릉을 찾은 일본인 요시다 토모미(45)씨는 주인장과 함께 산책한 일, 정담을 나눈 일 등을 떠올리며 “너무 행복한 시간이었고, 반드시 강릉을 다시 찾겠다”고 말했다.

강릉 홈스테이에는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러시아, 중국, 일본 등 16개국 202명이 89개 가정을 찾았다. 뉴욕타임즈 기자, 캐나다 내셔널 하우스 자원봉사자, 70대 일본 노부부, 입양 가정 등 다양한 외국인들이 주인과 부엌에서 잡담을 나누며 우정을 덤으로 얻어갔다.

70대의 일본인 노부부를 맞았던 박기환(71ㆍ강릉시 교동)씨는 “내 집을 외국인 손님한테 내어준 것도 동계올림픽에 참여하는 것이라 생각하니, 가문의 영광이다”라면서 “비슷한 연배의 외국인 친구가 생겼다”며 기뻐했다.

프랑스에서 혼자 여행온 40대 여성을 게스트로 맞이한 김서영(35ㆍ강릉시 입암동)씨는 “올림픽경기도 함께 관람하고, 전통시장도 같이 다녔다”며 “즐겁고 특별한 추억”이라고 말했다.

18~19일엔 독일스포츠 연맹 산하 올림픽아카데미(DOA) 소속의 독일 청소년 40여명이 강릉의 홈스테이를 이용해 강릉지역 중학교 3학년 학생들로 구성된 GYL(Global Youth Leaders) 학생들과 1박2일로 문화체험과 교류활동을 벌여, 온 동네사람들이 반기기도 했다.

abc@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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