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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가계빚·기업부채 ‘뇌관’…“금리인상에 터질라”
뉴스종합| 2018-02-20 11:21
한국 가계부채 증가율 10%대
달러표시 세계 기업채무 사상최대
신흥국 달러상승 취약 ‘빚 폭탄’

미국의 금리인상과 맞물려 전 세계가 ‘빚’에 신음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008년 금융위기 이후 10년간 이어진 양적완화 속에서 덩치를 키운 가계 부채와 주요 기업의 달러표시 부채는 세계 경제의 뇌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국제결제은행(BIS)과 옥스퍼드 이코노믹스의 자료를 인용해 한국, 노르웨이, 스웨덴, 스위스, 호주, 캐나다, 뉴질랜드, 홍콩, 태국, 핀란드 등이 가계부채 위험 국가로 꼽혔다고 보도했다. 가계부채에는 주택담보대출과 신용카드 대출, 오토론 등이 포함된다.

이들 국가는 가계부채 증가율이 평균 1%를 넘는 동시에 국내총생산(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이 65%를 넘어섰다. 가계부채 증가율은 노르웨이가 평균 15%로 가장 높았고 한국이 10%대로 뒤를 이었다. 한국은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에서도 스위스, 호주, 노르웨이, 캐나다, 뉴질랜드에 이어 6번째로 높았다.

WSJ는 이들 국가가 지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주택시장의 거품이 꺼지지 않은 나라라는 공통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대체로 부채 상환능력은 양호한 편이지만, 세계 경제가 긴축 기조에 들어서고 시중금리가 상승하는 구간이어서 가계부채 위기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WSJ는 “금리가 빠른 속도로 오르면 가계의 대출상환 부담이 커진다”고 전했다.

전 세계 기업의 달러화 차입금이 사상 최대 규모에 달해 향후 부채 부담이 폭발할 것이라는 경고도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전날 시장조사 업체 딜로직 자료를 인용, 전 세계 기업이 은행이나 기관투자가로부터 달러표시로 받은 자금 잔고는 지난해 말 기준 21조856억달러(약 2경2508조원)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을 제외한 각국 기업의 달러표시 채무는 5조9150억달러(약 6320조원)에 달했다. 2008년 금융위기 전과 비교하면 약 2배 늘어났다. 이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ㆍ연준)가 양적완화로 거액의 달러를 저금리에 공급하면서 기업들이 앞다퉈 자금을 끌어다 쓴 결과라고 니혼게이자이는 설명했다.

다만, 금리가 오르는 구간에서는 상황이 달라진다. 이와 함께 달러가 강세로 전환하면 고스란히 부채 상환 부담으로 이어진다.

당장 발등에 불이 떨어진 건 신흥국이다. 신흥국 기업의 달러 채무는 지난해 말 기준 2조8350억달러(약 3030조원)다. 멕시코, 남아프리카공화국 등은 자국 경제성장률보다 빠른 속도로 달러화 부채를 늘린 탓에 그만큼 달러 상승에 취약한 실정이다. 기업이 빌렸을 때보다 달러가 강해지면 자국 통화의 지급액수가 불어나 부담이 된다.

일본은행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는 이런 달러 채무에 대해 “취약성을 간과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니혼게이자이는 앞으로 환율변동에 따라 국제 금융시장이 요동칠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양영경 기자/y2k@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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