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
민금넷…금융권 사외이사 공급처 되나
뉴스종합| 2018-02-20 11:14
文지지 금융인단체, 기업銀 첫 기용
은행권 출신 다수, ‘금융민주화’ 추구
KBㆍ하나 등 주총 앞두고 ‘시선집중’
“자격있는 분 많지만 보은인사는 아냐”

[헤럴드경제=도현정 기자]김정훈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이하 민금넷) 전문위원이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로 선임되면서 이번 정권에서 금융권에 미치는 민금넷의 영향력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본격적인 사외이사 교체기와 맞물려 민금넷이 ‘사외이사 풀’로의 역할을 할 가능성이 점쳐진다.

IBK기업은행은 김정훈 민금넷 전문위원을 새 사외이사로 선임했다고 지난 14일 공시했다. 김 사외이사는 한국금융연수원 총무부장, 연수운영부장, 감사실장 등을 역임했고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한국금융연수원지부 위원장을 지내기도 했다. 금융권에서는 규정과 관련된 전문인사로 알려졌다. 오는 2021년 2월 12일까지 IBK기업은행의 사외이사로 역할을 하게 된다.

지난해 4월 서울 여의도 국회 정론관에서 민주금융발전네트워크 관계자들이 송영길 당시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선대본부장 등과 함께 범금융인 2531명의 문재인 대통령후보 지지선언을 전했다.

김 사외이사가 전문위원 겸 운영위원으로 있는 민금넷은 전ㆍ현직 금융기관 관계자와 교수 등 30명으로 구성된 단체다. JP모건 등에서 경력을 쌓은 최종원 대표가 이끌고 있고, 지난해 대선 당시 전ㆍ현직 금융인 2531명의 목소리를 모아 문재인 대통령에 대한 지지선언을 해 눈길을 끌었다. 대선 이후에는 국정 협조 및 감시역을 자처하며 시민단체로 탈바꿈했다.이후 금융정책 개발을 위한 토론회 개최 등을 이어오며 새 정부의 금융개혁에 의견을 모으는 역할을 했다. 민금넷은 장기 악성부채 탕감 등 이번 정부가 금융 소비자보호 기조를 마련하는데 영향을 줬다는 평을 받고 있다. 민금넷은 향후 민주 금융이 자리잡도록 씽크탱크 역할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금융권 사외이사 교체시기가 도래하면서 민금넷의 영향력이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다음달 교체가 유력한 금융권 사외이사는 KB금융지주에서만 3명, 하나금융지주에서도 3명, 신한에서 2명 등이다. 금융권에서는 민금넷 출신이 사외이사로 오는 사례가 더 나올지 관심이다. 민금넷 출신은 금융권 경력을 갖춰 전문성도 충분하고, 현 정부 정책에 대한 이해도 높다. 지난해 지배구조 문제로 당국과 각을 세웠던 금융지주에서는 자연스럽게 분위기 전환까지 기대할 수 있는 인사다.

이에 대해 민금넷은 가능성도 낮고, 대선 보은인사와는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민금넷 관계자는 “대선 때 금융인들 서명 모아 지지선언한 것으로 보은인사 얘기가 나오는 것 같은데, 그쪽과는 관련 없다”며 “민금넷에 있는 분들이 다 은행 근무 경력이 있어서 혹시 사외이사로 가더라도 민금넷과의 연결고리로 보긴 어렵다”고 밝혔다.

kate01@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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