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기사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관세 자칫 미국경제 역풍될 수도”
뉴스종합| 2018-02-20 11:31
美CNN머니 부작용 가능성 제기

미국 상무부가 제안한 외국산 철강·알루미늄 제품에 대한 대대적인 무역 규제는 미국 경제에도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CNN머니는 19일(현지시간) “철강 및 알루미늄 수입 제품에 높은 관세를 부과하는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한 제안은 미국 기업의 부진한 부문을 부양하겠지만, (미국) 경제를 해칠 수 있는 의도치 않은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 문제”라고 보도했다.

철강과 알루미늄은 미국에서 제조되는 자동차, 비행기, 가전제품의 핵심 원료다. 두 금속은 건설, 정유, 수도, 전기 사업에서 기둥, 파이프라인, 전선을 만드는 데에서부터 음식과 음료수를 담는 캔까지 광범위하게 사용된다.

외국산 제품은 매년 미국 기업이 사용하는 1억t의 철강 중 3분의 1을, 550만t의 알루미늄 중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CNN머니는 “트럼프 대통령이 높은 관세를 이행할 경우 수입이 얼마나 줄어들지는 명확하지 않다”며 “미국 제철소와 알루미늄 제련소가 외국산 수입량이 감소하는 만큼 생산량을 늘릴 수 있는지도 불투명하다”고 지적했다.

미국철강협회는 관세를 환영하며 국내 제철소가 생산량을 충족시킬 수 있다고 주장했지만, 전문가들은 이같은 주장에 의문을 제기했다.

철강 파이프나 배관 같은 제품들은 수입이 너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어 자국내 제철소가 생산을 다 감당할 수 없다는 것이다. 또한 자동차용 강판 같은 한 종류의 철강 제품을 만드는 제철소는 파이프라인이나 배관 같은 다른 유형의 제품을 만들기 위해 쉽게 바뀔 수 없다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필립 깁스 키뱅크캐피탈마켓 금속 연구원은 “수입 제품에 대한 필요성이 존재한다”면서 “지난 3~4년간 폐쇄된 많은 제철소를 소생시키려면 많은 비용이 들 것”이라고 말했다.

미 상무부에 따르면 2000년 이후 미국 내에서 쇳물을 끓여내는 용광로 10기가 폐쇄됐다.

알루미늄 용광로 역시 2015년 이후 8곳이나 문을 닫거나 감산에 들어갔다.

알루미늄협회는 일부 제품을 수입해야 한다는 점을 인정했다.

매트 미넌 알루미늄협회 대변인은 “미국 알루미늄 산업은 현재보다 많은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지만 모든 국내 수요를 충족시킬 순 없다”고 밝혔다.

의회에서도 비슷한 지적이 나왔다. 로이 블런트(공화·미주리) 상원의원은 “미주리에서는 알루미늄을 만든다. 하지만 우리는 많은 알루미늄을 사야 한다. 이 점에 대해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높은 관세가 부과되더라도 미국 기업들은 여전히 외국산 철강과 알루미늄을 사야 하는 실정인 셈이다.

외국산 철강 및 알루미늄은 관세 때문에 더 비싸지고, 자국산 금속 가격도 덩달아 오를 수 있다. 이는 미국산 자동차 및 가전제품 가격을 인상시켜 외국 기업에 점유율을 뺏기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CNN머니는 분석했다.

부시 행정부에서 무역대표부에 몸담았던 롭 포트먼 의원은 “우리 소비자에게 돌아가는 철강 관련 제품의 가격 상승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조심스러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아울러 관세가 다른 나라들의 보복 조치를 야기할 수 있다는 점도 큰 우려라고 CNN머니는 덧붙였다.

케빈 브래디(공화·텍사스) 의원은 관세 규제를 논의하는 자리에서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이 중국산(철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하겠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고려하는 관세가 그만큼 (미국에) 타격을 입힐 수 있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현경 기자/pink@heraldcorp.com
랭킹뉴스